사진=Instagram/tori._.story_(이하) |
[노트펫] 눈병으로 눈을 뜨지 못하던 길냥이가 구조 후 집사의 사랑을 받자 보여준 변화가 감동을 전하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생 의정 씨는 최근 SNS에 자신이 구조한 고양이 '도토리(이하 토리)'의 사연을 공유했다.
구조 전 토리의 모습 |
의정 씨는 "눈도 못 뜨고 너무 마르고 겨우 손바닥 크기인 아기를 몇 달 동안 밥과 약만 챙겨주며 지켜보다 한 달 전 구조해 제 친구와 소중한 가족이 된 '토리'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토리의 구조 전후 모습이 담겼다.
삐쩍 마른 채로 길거리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토리. 눈병 때문에 눈도 채 뜨지 못하는 모습이다.
구조 후 확대당하며 안락삶을 살고 있는 아기 돼지 |
그런데 뒤이어 공개된 사진 속에서 토리는 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온몸엔 통통하게 살이 올라 '뚱냥이' 유망주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털에서는 윤기까지 좌르르 흐르는데.
같은 냥이가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숨겨왔던 꽃미모를 한껏 방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숨겨왔던 미모 방출 중~ |
해당 사진은 2천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으며,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길에서 지낼 때랑 너무 달라졌네요. 구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기 인생이 달라졌네요. 복 받으실 거예요", "아프고 꼬찔꼬질한 길냥이들 주워서 돼지 만드는 이야기 너무 좋음"이라며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교 생활을 하는 4년 동안 학교 근처 길냥이들의 밥도 챙겨주고 치료도 시켜주다 보니 고양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는 의정 씨.
"그러다 지난 9월 학교 밑 쓰레기장에 길냥이 가족이 산다는 걸 학교 SNS를 통해 알게 됐다"며 "친구들을 통해 고양이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밥과 영양제를 챙겨 찾아갔다"고 토리 가족과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토리의 가족들 |
의정 씨에 따르면 학교 근처에 사는 길냥이 부부 사이에서 토리를 포함한 4마리의 새끼가 태어났고, 그중 한 마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남은 새끼들은 구내염과 결막염, 허피스가 심해 눈을 뜨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중 한 마리는 눈이 괴사해 앞을 아예 보지 못하는 상태였단다.
길냥이 가족을 지켜주고 싶었던 의정 씨는 밥을 챙겨주는 건 물론 새끼들의 치료까지 시작했다는데.
의정 씨의 보살핌 덕분에 점점 나아지고 있는 토리 |
"새끼들의 사진을 찍어 동물병원에 찾아가 약을 타온 후, 엄마아빠 냥이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자는 새끼들에게 약을 섞여 밥을 먹이고, 비닐장갑을 낀 채 안약도 넣어줬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새끼들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 불편했던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길냥이 가족이 사라졌고, 약 일주일 후 다리를 다친 아빠 냥이와 심하게 야윈 어미 고양이만 다시 나타났다는데.
의정 씨는 "주민들께 물어보니 나머지 두 마리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고, 한 마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며 "잘 살피지 못한 제 탓 같았고, 다리를 절뚝이는 아빠와 마른 어미를 보니 더욱 미안해졌다"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그리고 얼마 후 원래 길냥이 가족이 살던 곳과 한참 떨어진 곳에서 혼자 서글프게 울고 있는 새끼를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토리란다.
"마음 착한 언니들 덕분에 묘생역전 성공!" |
어미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울고 있는 토리를 누군가 캣맘이 많은 곳에 옮겨둔 것이었다.
의정 씨는 펑펑 울며 어미에게 토리를 데려다줬지만, 어미는 사람 냄새가 나는 녀석을 곁에 두려하지 않았다고.
그럴수록 토리는 더 서글프게 울었고, 부모냥이들은 토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그저 의정 씨를 쳐다봤단다.
의정 씨는 "아빠냥이와 어미냥이의 눈이 너무 슬퍼 보였다"며 "꼭 아이를 지켜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사람들을 원망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날 구해주고 가족이 돼줘서 정말 고맙다옹~" |
마음 같아선 토리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이전에 임시 보호를 할 때 집에 있는 반려견들이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어했던 지라 그럴 수 없었다고.
대신 토리를 사랑으로 품어줄 사람을 수소문했고, 다행히 의정 씨 친구가 토리의 평생 가족이 돼주기로 했단다.
의정 씨는 길냥이들을 도우려 그동안 저축했던 돈을 토리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는데.
"내 소식이 궁금하면 인스타@tori._.story_(클릭)로 논너와" |
"중성화도 하고 접종도 다 맞아 토리는 매우 건강해지고 있다"며 웃는 의정 씨.
"친구는 토리를 책임지기 위해 알바를 시작했고, 하루에 두시간씩 고양이 유튜브를 찾아 공부도 하고 있다"며 "토리는 이제 행복한 아기돼지 고양이가 돼 제 친구의 소중한 가족이 됐다"고 말했다.
"집사랑 평생 꽃길만 갈 고양!" |
이어 "토리야 진작에 구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고양이별에서 토리 언니, 오빠들이 지켜보고 있겠지? 토리 그 몫까지 꼭 행복하게 살자.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사랑해 우리 아기돼지!"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