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천안 독립기념관 직원들이 살을 파고든 목줄에 피를 흘리며 배회하는 유기견을 돌봐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독립기념관 안을 떠돌던 유기견 독립이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이달 초 동물자유연대 구조팀은 천안 독립기념관 안에 목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유기견이 돌아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유기견은 독립기념관 직원 사무실 옆 동산에 앉아 있었습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확인해 보니 아주 작은 목줄이 목을 파고들어 주위에서 피와 진물이 흐르고 있었고, 심한 악취가 풍겨오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채워진 목줄이 살을 파고들어 그같은 상처를 입은 채였죠. 떠돌이 개 중에는 이처럼 어릴 적 채워진 목줄에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개체들이 종종 있습니다.
구조팀이 포획틀을 설치하고 장시간 잠복하며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 녀석은 밥을 먹을 때가 지나도 포획틀 주위만 맴돌고 있을 뿐, 포획틀 안에 들어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기견은 결국 그 자리를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고, 구조팀은 포획틀만 설치한 뒤 몇 주든 기다려보기로 하고 일단 철수했습니다.
몇 주 뒤 포획틀 근방에는 접근조차도 하지 않았던 이 녀석이 포획틀 안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밥을 먹고 간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구조팀은 바로 천안으로 이동하여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지체할 틈도 없이 인근 동물병원으로 데리고가 목줄을 벗겨주고, 바로 수술을 진행하여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살갗에 착달라붙은 목줄을 떼어냈을 때 드러난 진물이 흥건한 피부는 그동안 이 녀석이 받았을 고통을 잘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을 구조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주신 분들이 독립기념관 임직원들이었다고 합니다. 목에 상처를 입은 이 녀석을 발견하고 영양가 가득한 밥을 챙겨줬고, 구조팀이 포획틀을 설치하고 돌아간 뒤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돌아가면서 유기견이 포획틀 안으로 들어오는지 관찰했습니다. 구조 과정에서 포획틀을 옮기는 데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이제 더 중요한 일이 남았습니다. 누가 이 녀석을 돌볼 것이냐. 구조도 중요하지만 구조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구조와 치료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끝나지만 평생을 보듬어줄 새가족을 찾아줘야 비로소 구조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도 독립기념관 임직원들이 나섰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독립기념관 관사 안에 보호처를 마련하여 유기견의 이름을 ‘독립이’라고 짓고 임직원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돌보기로 해주셨다"고 밝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독립이는 이제 목줄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고, 그동안 닫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독립기념관의 마스코트 꽃길만 밟게 될 일만 남았다"며 독립이가 행복한 견생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