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원주인에게 버림받은 뒤 차도 주변을 돌아다니던 강아지는 무작정 한 차를 세워 뒷좌석에 탔다. 그렇게 녀석은 그 운전자의 반려견이 됐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은 차도로 뛰어들어 차를 세운 뒤 다짜고짜 뒷좌석에 올라탄 강아지 '라이푸'를 소개했다.
대만에 거주 중인 집사 리우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8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낸 반려견 라이푸와 만나게 된 사연을 올렸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리우 씨는 자신의 차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다음 날 새벽,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녀는 한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차에 타고 있던 친구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새벽이라 차들이 엄청 빨리 달린다고! 이쪽으로 오지 마!"라는 친구들의 다급한 외침에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멀리서 강아지 한 마리가 그들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리우 씨는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녀석 때문에 출발을 하지 못했다. 그새 리우 씨의 차까지 온 강아지는 다짜고짜 차에 올라타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생각지도 못한 강아지의 행동에 그녀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녀석의 보호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녀석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고, 직원들은 "며칠째 이 주변을 떠돌아다니던 녀석이다"고 답했다.
목줄은 차고 있지만 보호자가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유기를 당한 것 같았다. 위험한 도로 위에서 보호자를 기다렸을 강아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웠지만 그녀는 차마 녀석을 데려갈 수 없었다.
리우 씨는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무서워했기에 녀석을 곁에 둘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내장칩 확인을 위해 녀석을 데리고 24시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검사 결과, 강아지는 3살 정도로 추정됐다. 안타깝게도 녀석의 몸에서는 내장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그녀는 수의사에게 가까운 곳에 유기견 보호소가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수의사는 "혹시 이 아이를 데려가실 생각은 없으세요? 보호소에 보내게 되면 일주일 안에 입양이 되지 않을 시 안락사가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리우 씨는 차마 녀석을 보호소로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강아지 공포증에도 불구하고 녀석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
리우 씨는 강아지에게 '라이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녀석은 처음에만 해도 짖지도, 울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라이푸가 청각장애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이푸는 그저 착하고 순한 강아지였을 뿐이었다. 녀석은 힘도 세고 건강했지만 다른 강아지들과 사람들에게 친절했고, 먹을 것을 뺏기 더라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양보했다.
그렇게 가족이 된 라이푸는 현재 11살이 됐고 녀석 덕분에 리우 씨는 강아지 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었다.
리우 씨는 "처음 녀석을 집으로 데려왔을 때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 전단도 만들어 붙였는데 라이푸가 불안해 하는 것을 보고 그만두기로 했다"며 "예전에는 '얘는 나 없으면 안 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얘 없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에 가도 라이푸는 나만 졸졸 쫓아다니는데 그러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고 하고 싶은 건 다 했으면 좋겠다"며 "늙어도 정성껏 돌봐줄 테니 아프지만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