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엄마 심부름을 가는 소년과 길에서 딱 마주친 아기 길냥이는 그를 자신의 집사로 만들기 위해 졸졸 쫓아갔다.
20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은 길에서 만난 소년을 꼬마 집사로 간택하기 위해 함께 심부름을 다녀온 아기 길냥이의 사연을 전했다.
대만에 거주 중인 리우팡위는 최근 어린 아들에게 편의점에서 몇 가지 품목을 사오라며 심부름을 보냈다.
잠시 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쭈뼛거리면서 길에서 만난 아기 길냥이가 집까지 따라왔다고 말했다.
집을 나선 아들은 길 한복판에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아기 길냥이를 발견했다.
너무 귀여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평소 엄마가 "길에서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다고 무작정 집으로 데려오면 안 돼"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곧장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런 아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기 고양이는 편의점까지 졸졸 쫓아가 그가 밖으로 나오길 기다렸다. 그러고는 애써 모르는 척하며 집으로 향하는 아들을 쫓아 집까지 따라왔다.
아들의 설명을 듣고 현관문을 연 리우팡위는 생후 2개월쯤 되어 보이는 아기 고양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당황했다.
이미 그녀의 집에는 성묘 6마리와 임시 보호하고 있는 아깽이 6마리가 있었기에 가족으로 들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깽이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여 그냥 둘 수는 없었고,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진을 받은 뒤 좋은 가족에게 입양을 보내기로 했다.
동물병원에 가기 전 아기 길냥이의 상태를 확인하던 리우팡위는 녀석의 몸에 벼룩이 가득한 것을 발견하고 바로 씻겼다.
그녀의 남편이 한참 벼룩을 떼어내고 씻긴 끝에야 비로소 아깽이는 벼룩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녀석의 상태를 확인한 수의사는 다행히 건강 상의 문제는 없고, 벼룩도 완전히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입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녀는 아깽이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들을 겨우 달래 한 가족에게 아기 냥이를 보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입양자는 아기 냥이를 키울 수 없다며 다시 돌려보내겠다고 연락했다.
그 이유를 묻자 입양자는 "아기 고양이가 계속 울어대서 가족들이 잠을 못 잔다"고 전했다.
리우팡위는 결국 아들과 함께 아기 고양이를 데리러 갔다. 아깽이는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했는지 그새 더러워져 있었고 그녀는 속상해하며 녀석을 다시 씻겼다.
부부는 고민 끝에 아깽이 관리는 전적으로 아들이 맡아서 하는 것을 조건으로 녀석을 가족으로 들이기로 했다.
아들은 뛸 듯이 기뻐했고, 놀랍게도 아깽이는 집으로 돌아온 뒤로는 울지 않았다.
리우팡위는 "집에 있을 때만 해도 울지 않고 순해서 걱정하지 않았는데 그런 이유로 돌아오니 너무 속상했다"며 "분명 입양을 진행하면서 낯선 환경에 가서 우는 애들이 많으니 신경 써달라고 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꼭 낯선 환경이라서가 아니라 평소에도 울거나 짖는 반려동물들이 많은데 이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면 입양을 안 하는 게 맞다"며 "그렇게 입양을 갔다 돌아오는 아이들은 사람의 이기심 때문에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