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변호사 스티븐 배렛의 9살 래그돌 고양이 ‘프레이야’는 한 주 전만 해도 건강했다. 그런데 건강이 빠르게 나빠지더니 지난 3일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집사는 죄책감을 느꼈다. 리콜된 줄도 모르고 먹였던 폴드힐 푸즈의 치킨 건식 사료 때문에 프레이야가 죽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영국에서 고양이 335마리가 범혈구감소증으로 숨졌는데, 당국은 폴드힐 푸즈의 리콜된 사료를 포함해서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식품기준청(FSA)과 런던대학교 왕립수의대학(RVC)은 봄부터 범혈구감소증에 걸린 고양이들이 급증하자, 숨진 고양이들의 혈액 표본과 사료를 조사 중이다. 범혈구감소증은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하는 치명적인 골수병이다.
한 해에 한 건 나오는 것이 보통인 데, 올해 들어 최소 528건이 보고됐고, 고양이 335마리가 숨졌다. 치사율은 63.5%에 달한다. 문제는 수의사들이 RVC에 보고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더 많은 피해 고양이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고양이들의 사망과 폴드힐 푸즈 사료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회사는 리콜을 하겠지만 예방적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폴드힐 푸즈는 지난 6월 폴드힐 푸즈가 제조한 어플라우즈(Applaws) 브랜드, 반려동물 유통업체 펫츠앳홈의 에이바(AVA) 브랜드, 2위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의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제품 등 고양이 사료 21종을 회수 조치했다. 어플라우즈 브랜드는 국내에도 수입되고 있다.
폴즈힐 푸즈는 “현재까지 이 죽음과 우리가 생산한 사료 사이에 확정된 연관성이 없다. 일단의 수의사들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서 숨진 고양이들의 사료 표본 조사는 독립된 연구소에 맡겼다. 당국은 지난 7월 사료 표본 소수에서 곰팡이 독소 미코톡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지만, 곰팡이로 인해서 범혈구감소증에 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배렛 변호사는 일주일에 6일을 먹였던 사료가 떨어져서 다시 주문하려다가 리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게 천추의 한이다. 그 사료가 판매 중단돼서 자세히 알아보다가 리콜된 사료란 걸 너무 늦게 확인했다.
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내 걱정은 많은 집사들이 건식 사료를 대량으로 사두기 때문에 더 많은 고양이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란 점이다. 이는 대규모 리콜이기 때문에 (리콜을 아직 모르는 집사가) 이미 개봉해서 고양이들에게 먹이고 있는 사료 봉지 안에 독소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