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넥카라를 착용한 상태로 방묘문을 탈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나가려고 해도 넥카라가 이를 방해하기 때문인데. 여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캣초딩이 있다.
최근 집사 지민 씨는 넥카라를 착용한 채 방묘문을 탈출하려고 고군분투하는 고양이 '여름이'를 발견했다.
일단 얼굴 먼저 밀어 넣고 보는 여름이. 하지만 안간힘을 써봐도 넥카라와 함께 좁은 방묘문 틈을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몇 번의 실패 끝에 고민하던 여름이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부터 나가는 방법을 택했다. 처음에는 역시나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름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몸이 빠져나간 뒤 방묘문에 넥카라가 걸린 순간 여름이는 있는 힘껏 몸을 뒤로 뺐다. 이에 넥카라의 형태가 일그러지며 여름이는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여름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지민 씨는 "넥카라를 하고 처음에는 방묘문 사이로 나오지 못했어요"라며 "하지만 똑똑한 여름이는 곧 나오는 방법을 알아냈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넥카라를 세로로 세워서 나오려고 하더니 어느 날부턴가 엉덩이로 나오기 시작했어요"라며 "그 모습이 귀여워서 찍어둔 영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여름이는 지민 씨가 임시 보호를 하고 있는 3개월 추정 남아 냥이로, 올 7월 초 한 주택가 담벼락 밑에서 구조됐다.
여느 캣초딩처럼 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여름이는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묘다. 그럼에도 다른 냥이들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캣타워를 혼자서 오르고 내려올 줄도 알고 신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함께 지내고 있는 냥이들과 장난치며 놀기도 한다.
최근 여름이가 링웜이 생겨 남집사가 재택근무를 하는 공간에 격리를 시키게 됐는데 여름이가 너무나도 쉽게 방묘문을 탈출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단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출을 하는 통에 남집사는 아무리 더워도 방문을 닫고 근무를 했는데 하루는 너무 더워 여름이를 텐트 안에 넣고 방문을 열었다고.
그런데 일을 하다 쳐다보니 여름이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알고 보니 혼자 텐트 지퍼를 열고 밖으로 나갔던 것이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캣휠 위에 올라가 있는 여름이를 다시 방으로 데려온 남집사는 다시 텐트에 여름이를 넣고 이번에는 지퍼가 닿지 않도록 위쪽으로 올려뒀다. 하지만 이건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집사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에 방으로 달려간 지민 씨가 본 건 찢어진 텐트와 밖으로 나와 있는 여름이였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찢어진 텐트를 보면서 남집사랑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지민 씨는 웃어 보였다.
이처럼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보니 주변에선 여름이가 사실은 앞이 잘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란다.
성격 좋은 여름이는 지민 씨와 함께 살고 있는 냥이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단다.
착하지만 바보 냥이 '봄이', 까탈스럽고 새침한 냥이 '연이', 사람도 고양이도 모두 좋아하는 사랑 많은 냥이 '삼이'까지. 성격은 가지각색이지만 모두 여름이를 잘 받아줬다고 한다.
그중 여름이가 가장 좋아하는 냥이는 삼이란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삼이 누나는 기가 막히게 찾아서 놀자고 덤빈다고.
삼이 역시 여름이를 예뻐해서 맞춰서 놀아주기도 하고 장난이 심해지면 예절 교육도 해주는 등 멋진 냥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민 씨는 "여름이를 보면서 장애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앞이 보이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건 여름이 사진 몇 장만 봐도 알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이가 꼭 여름이를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어요"라며 "또 여름이가 삼이의 사랑을 잊지 않고 입양 가서 가족들에게 사랑을 많이 나눠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여름이의 가족이 되어주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아이디 '@bomyeon3'으로 DM을 보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