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함께 지내던 친구 강아지가 곧 무지개다리를 건널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한 강아지들은 따뜻한 체온을 나눠주려는 듯 옆에 누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는 함께 지내던 강아지 '루시'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려 하자 마지막 길을 배웅한 강아지 '미란'과 '미두오'의 사연을 전했다.
대만 타이베이시에 거주 중인 반려동물 행동 훈련사 티나는 지난 4월 말 핑둥시에 위치한 소방서에서 수색 및 구조견으로 활동하던 루시를 입양했다.
아픈 강아지를 돌봐본 적이 있었던 그녀는 12살의 루시가 신체 노화 및 병으로 은퇴를 하게 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고 말년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녀석을 데려오게 됐다.
처음 새집에 왔을 때만 해도 루시는 이런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답답해했다. 하지만 곧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생활에 적응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 행복이 계속될 줄로만 알았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루시는 폐렴 증상을 보였고 1~2주에 한 번씩 응급실을 다녀야 했다.
소방서에서 은퇴를 했을 때부터 녀석은 췌장염과 부신종양을 앓고 있었는데 거기에 폐렴이 더해져 상태가 나빠진 것이다.
그럼에도 티나는 루시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 24시간 집에서 녀석을 돌봤고 매일 상태를 기록했다.
그런 그녀의 노력 덕분이었을까. 췌장염과 폐렴이 호전되어갔다. 루시는 힘든 와중에도 함께 지내고 있는 5마리 강아지와 9마리 고양이와도 잘 지내고 주변 사람들과도 소통하려 애를 썼다.
상황이 조금 나아지는 듯 보여 티나는 수의사와 상의 끝에 부신 종양 수술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무렵 루시는 간질 증세를 보였고, 결국 수술은 무산이 됐다. 수의사는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
몸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루시는 의지가 강한 멍멍이었다. 아직 떠나기 이르다는 듯 열심히 살아가는 녀석을 보며 티나는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있다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느꼈는지 녀석은 껌딱지처럼 졸졸 쫓아다니며 예쁨을 받고 싶어 했다.
첫 만남으로부터 약 5개월 정도가 지난 9월 25일. 티나는 루시가 억지로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움직일 힘이 없어 꼼짝도 못 하면서도 녀석은 절대로 눈을 감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친하게 지내던 친구, 가족들을 모두 보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티나는 루시의 친구들에게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녀석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몇 시간 전, 생전 루시와 친하게 지내던 시추 미란과 미두오가 갑자기 달려와 루시의 옆에 몸을 기대고 누웠다.
마치 자신들의 섭섭한 마음과 슬픔을 표현하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녀석들은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루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새벽 4시경, 하루 종일 루시의 곁을 지키던 티나가 가족들과 교대를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10분 사이, 루시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 순간 녀석의 얼굴은 잠이 든 것처럼 평온했다.
티나는 "루시는 떠나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며 "불과 반년도 안 된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루시가 아픈 와중에도 멋진 은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부디 루시도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