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사료 포대 속에 빨려들어가는줄 알았죠 ^^"
성미 씨는 지금 1살이 되어가는 브리티쉬숏헤어 남자 고양이 뚱이와 함께 살고 있다.
뚱이는 자기 사료와 사람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 식탐왕이다. 성미 씨가 과자를 먹다가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과자봉지에 머리를 박고 기어들어 가기도 한다고.
밥을 먹을 때도 하도 옆에서 기웃거려서 뚱이를 옆으로 밀어가면서 밥을 먹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덕분에 성미 씨는 사료를 비롯해 온갖 먹을 것을 뚱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숨겨두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애기 때부터 밥을 주면 그 자리에서 다 먹어버리던 엄청난 식성을 자랑했죠 ^^"
그렇다보니 여러 추억들도 생겼다는데...
뚱이가 5개월 쯤 됐을 때인 지난 5월 성미 씨는 사료를 탐하는 뚱이를 보고 기함을 했다.
성미 씨는 뚱이가 사료를 먹기 시작하자 다양한 맛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료를 바꿔보고 있었다.
이날 뚱이는 처음 맛보는 사료를 여느 때처럼 해치웠다는데 성미 씨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보니 뚱이가 사료 포대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사료 포대에 머리를 박고 버둥거리고 있었는데 머리는 온데간데없고, 시간이 갈수록 몸까지 사료 포대 안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심지어 그 사료는 포대 안에 한 번 더 포장한 소분된 사료가 들어있는 이중 구조였다. 마치 빨려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뚱이를 끄집어 내고 보니 작은 봉지들도 여럿 찢어져 있었다.
입과 발이 닿는 대로 닥치는 대로 포장을 찢어 쏟아져 나오는 사료들을 허겁지겁 입 안에 넣고 있었던 것이다.
성미 씨는 "냄새도 안 났을 텐데 어떻게 알았는지 저 안에 들어가 사료를 와구와구 먹고 있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뒷다리를 버둥거리며 봉지 안 가득한 사료에 행복해하고 있었을 녀석의 모습을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성미 씨는 여전히 잘 먹는 뚱이를 볼때면 흐뭇하기만 하다.
밥 한 사발을 뚝딱하고 나면 상자에 들어가 나른하게 휴식을 취한다는 뚱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사장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뚱이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까지 하다.
성미 씨는 자취 생활을 시작하면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잘 보살펴 줄 경제력이 부족할 때 입양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해 계속 미뤄왔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준비가 되자 마침내 뚱이를 입양했다.
처음엔 나이에 비해 다른 아이보다 덩치가 조금 작은 것 같아 걱정했다지만, 계속 열심히 먹어대는 뚱이의 식욕을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다.
성미 씨는 "뚱이가 삶에 함께한 이후로 하루하루가 행복해졌다"며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애정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