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캐나다에서 고양이 3마리가 새 믹서기 상자를 인질로 잡은 바람에 집사가 새 믹서기를 사고도 3주간 쓰지 못한 사연이 화제가 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벨링햄 헤럴드에 따르면, 제시카 저슨 니브스는 지난해 연말연시 세일 기간에 큰맘 먹고 믹서기를 주문했다. 지난달 20일 택배가 도착하자, 그녀는 잠시 주방 바닥에 택배상자를 내려놨다.
그녀가 믹서기 상자를 개봉하려던 찰나, 고양이 ‘맥스’가 상자 위에 올라가서 내려오길 거부했다. 집사는 맥스를 어르고 달랬지만, 교착상태는 2시간 지속됐다. 결국 집사는 그날 상자를 개봉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였다. 다른 고양이 ‘조지’와 ‘랜도 칼리시언’도 믹서기 상자를 탐냈다! 상자 위에는 24시간 내내 고양이 1~2마리가 앉아있었다. 2마리가 동시에 앉아있거나, 상자를 두고 다투기도 했다. 고양이들은 마치 경비를 서듯 상자를 지켰다.
집사는 다른 가전제품 상자를 꺼내서, 고양이들을 유인해봤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이상하게도 믹서기 상자만 고집했다. 3주째 고양이 때문에 새 믹서기를 꺼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집사가 아닌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니브스는 생각했다. 그래서 속앓이만 했다.
새해가 됐지만, 새 믹서기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참다못한 집사는 지난 3일 믹서기 회사 페이스북에 조심스럽게 “솔직히 내가 이런 요구를 하다니 믿을 수 없지만, 빈 믹서기 상자 3개를 흔쾌히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장문의 사연을 통해서 그간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글은 1만2000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화제가 됐다. 그러자 믹서기 회사 바이타믹스도 하루 만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바이타믹스는 지난 4일 “우선 당신이 고양이를 내려오게 할 수 없었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우리 엔지니어들이 믹서기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상자를 디자인했지만, 미개봉 상자 위에 털북숭이가 앉을 가능성이 문제가 될 거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는 농담과 함께 상자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바이타믹스 페이스북을 통해서 집사의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들도 집사를 이해한다며 박장대소했다. 한 네티즌은 “바이타믹스 왕좌의 게임”이라고 농담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 장문의 글은 끝까지 읽을 가치가 있다. 재미있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집사에게 빈 상자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편을 들었다. 한편 고양이를 키우는 고객들이 빈 상자를 추가로 주문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집사의 사연은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서 보도되면서 지난 9일 2번째로 많이 읽은 기사가 됐다고 한다.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에 집사는 고양이 전용 계정을 만들어서,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