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편의점 진열대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는 하얀 고양이의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흔들림없는 부동 자세에 장식이나 판매품으로 느껴질 정도여서 입가에 웃음이 번지게 한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창진 씨는 얼마 전 SNS에 "어우야 상품인줄 알았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창진 씨 편의점 벽면 진열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알록달록한 장난감, 간식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는 가운데 독특한 물체가 하나가 눈에 띄는데.
잘 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고양이였다. 빈 상품칸에 떡하니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의 고양이.
도도한 눈빛을 한 채 떡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얼핏 보면 고양이 인형을 진열해뒀는지 착각할 정도다.
이 아이는 올해 두 살이 된 수컷 고양이로 이름은 '구름이'다.
창진 씨는 "구름이는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꿋꿋한 성격이라 아무리 말려도 기어코 진열대에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름이는 이곳 편의점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고 있다. 편의점이 자기 생활 영역이 되어 창고, 계산대, 의자, 진열대 등 안 가는 곳이 없다는데.
"손님들 중에서 상품 구경을 하다가 진열대에 앉아 있는 구름이를 보고 깜짝 놀라신 분들도 계셨다"고 창진 씨는 말했다.
이어 "한번은 손님께서 고양이가 오징어를 물고 간다고 이야기해준 덕분에 검거한 적도 있었다"며 구름이 덕분에 상품 위치가 바뀐 것들도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편의점에 상주하는 고양이가 있으면 영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창진 씨는 구름이가 거의 편의점의 마스코트가 됐다고 했다.
"분명히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셨는데 계산하러 오지 않으실 때가 많아요. 그래서 가보면 구름이한테 잡혀서 사진 찍고 있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구름이가 사람에게 직접 다가가고 애교 부리는 '개냥이'는 아니지만 도도한 자태에 반해 구름이를 보러 매장을 찾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특히 아들과 사이가 좋아 아들이 편의점에 놀러 오는 날이면 딱 달라붙어 있는 모습에 절로 흐뭇해진다고.
구름이는 5개월 차에 창진 씨네 가족이 됐다. 지인의 아는 사람으로부터 구름이 입양 보내는 것이 잘 안 된다는 소식을 듣고 데려온 것.
"구름이가 품종묘처럼 보이지만 사실 믹스라서 데려가려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쓰였죠."
창진 씨는 "가족이 편의점을 운영하느라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편의점에 있기 때문에 구름이를 편의점에서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창진 씨는 "맨날 박스만 좋아하지 말고 사주는 물건에도 관심 좀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우리 가게의 마스코트로 건강하게 오래도록 같이 지내자"고 애정어린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