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미국 어부가 한밤중에 배에서 추락해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기적처럼 나타난 바다표범이 이끌어준 덕분에 5시간 수영 끝에 생존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州) 샌타바버라 시(市)에 사는 성게 채취 잠수부 스콧 톰슨은 지난 1월 한밤중에 태평양에서 낚싯배를 몰다가 실수로 바다에 빠졌다. 바다에 나갔다가, 기상악화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벌어진 사고였다.
차디 찬 바다에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빠진 톰슨은 “나는 속으로 ‘대단해. 내가 이렇게 죽겠구나. 오늘이 내 제삿날이야.’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달도 구름에 가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속이었다.
시동이 걸린 낚싯배는 계속 전진했고, 그가 헤엄칠수록 배와 멀어졌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영하기 시작했다. 배가 점점 멀어질수록 내가 더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자 그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가족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는 “나는 스스로 비탄에 빠져서, 내 딸들과 아들이 나 없이 자라는 상상을 했다. 아내가 새 남편과 결혼하는 모습까지 그렸다.”고 말했다.
그때 첨벙 소리가 들렸고, 그는 바로 공상에서 빠져나왔다. 상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는 “내 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뛸 때, 내 옆에서 작은 바다표범 한 마리가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나를 쳐다봤다. 마치 거기서 뭐하냐고 묻는 것 같았다.”고 웃었다.
수면 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그를 쳐다보는 바다표범 덕분에 그는 두려움을 털고 다시 헤엄칠 수 있었다. 바다표범은 마치 그를 밀어주듯이 쿡쿡 찔렀다. 그는 반려견을 대하듯 바다표범을 반갑게 맞았다.
바다표범은 마라톤 경기의 페이스 메이커처럼 그의 곁을 함께 했다. 바다표범과 함께 헤엄치면서, 그는 올드 팝송을 불렀다. 아이들에게 자주 해주던 아재 개그도 들려줬다. 바다표범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는 기운이 났다. 그는 멀지만, 육지보다는 가까운 정유사 석유굴착장치까지 헤엄치기로 결심했다.
바다표범 덕분에 그는 5시간 만에 해상 석유 굴착장치에 도달했다! 정유사 직원들이 그를 발견하고 응급처치를 했다. 해안경비대가 그를 병원으로 이송해서, 그는 저체온증과 탈수증 치료를 받았다.
톰슨은 신이 있다면, 그 바다표범을 신이 보내준 것 같다고 감사했다. 미국 KABC-TV에 따르면, 수호천사처럼 톰슨과 함께 헤엄친 바다표범은 중간 크기로, 항구에서 흔히 보던 바다표범이었다고 한다.
예인선업체 채널 와치 마린의 폴 애머럴 회장은 “심지어 잠수복을 입고 장비를 갖췄더라도 얼음물 같은 바다에서 석유굴착장치까지 수영하는 것은 끔찍했을 거다. 달도 없이 칠흑같은 밤에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그 물에 들어가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