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특히 과거 의자 옆 나무에 목줄을 매어놓고 리트리버가 의자에서 내려오거나 떨어지기라도 하면 곧장 목이 졸리도록 해놓고 있었다. 실제 떨어져서 목이 졸려본 적이 있는 리트리버는 어떻게든 의자 위에서 버텨야 했고 어느새 목줄이 없어도 의자 위에 올려지면 벌을 받는 자세를 취하게 됐다.
마치 과거 군대에서 자행되던 가혹행위의 일종인 '매미'를 떠올리게 한다. 매미는 내무반 관물대나 영창 내 철창 같은 곳에 매달리게 한 뒤 힘이 빠져 땅에 발이 닿기라도 할라지면 가차없이 구타하는 가혹행위의 일종이다. 머리를 땅이나 시멘트 바닥에 박는 원산폭격과 함께 대표적인 군내 가혹행위로 꼽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1일 SNS에 전남 순천에서 한 주민이 자신 소유의 골든 리트리버를 상대로 일삼고 있는 학대행위 영상을 공개하면서 계도로 사건을 마무리한 경찰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영상에 따르면 한낮의 주택 안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플라스틱 의자 위에 있다. 의자가 좁아 리트리버는 네 발을 온전히 짚을 수 없어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래도 네 발을 짚어 보려고 하다가 안되자 앞발로 감나무를 붙잡는다. 다른 영상에서는 아예 앞발을 쭉뻗어 감나무의 윗부분을 붙들고 서 있는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어 보이는 상황. 리트리버가 이처럼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자세로 있는 것는 주인이 리트리버가 의자에서 내려오면 목이 졸리도록 목줄을 나무에 매어 놓고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리트리버에게 각인시킨 탓이었다. 실제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목이 졸린 적이 있던 리트리버는 결코 의자에서 내려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1월에도 의자에서 떨어져 목이 졸렸다"며 "지금도 의자 위에서의 가혹행위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밤에는 또다른 가혹행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구타였다. 주인은 거칠게 리트리버의 목덜미를 잡아채고 리트리버는 겁에 질려 단발마의 비병을 질러댔다. 여지없이 발길질이 개에게 날아갔고, 개는 그런 주인을 피해 필사적으로 집안 곳곳으로 도망다닌다.
제보자는 올해 1월1일 옆집 마당에서 이같은 충격적인 장면을 처음 목격했다. 리트리버 한 마리가 목에 줄이 묶인 채 나무에 매달려 있었던 것. 제보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조치는 뜨뜻미지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버릇을 고치려 했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선 그저 그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계도만 하고 돌아갔다. 이후 목줄을 매어 놓는 행위는 목격되지 않았지만 이처럼 의자 위에 올라서게 해서 벌을 세우고 또 때리는 주인의 학대 행위가 계속 이어졌다.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여러 영상 역시 제보자가 최초 목격 이후 관찰하면서 확보한 것이었다. 주인은 돌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기도 했다.
제보자는 경찰의 계도 이후 지자체에도 연락을 했지만 지자체 역시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단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주) 제보를 받고 직접 순천으로 달려가 경찰과 지자체를 만났지만, 모두 책임을 피할 뿐이었다"며 "특히 경찰은 “나무에 목 졸려있는 개를 보기는 했다"면서도 “할 조치는 다 했으니 공식적으로 민원을 넣으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피학대동물로 격리해달라는 단체의 요청에 지자체는 경찰의 정식 요청이 있으면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라며 "지금까지 경찰의 태도로 미뤄봤을때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나무에 목이 졸린 리트리버의 모습을 보고도 그냥 돌아간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하도록 민원을 넣어달라"며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지자체에서 리트리버를 피학대동물로 격리조치하여 동물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단체에 위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가>> 동물자유연대는 12일 밤 9시가 좀 넘어 리트리버가 구조됐다고 밝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여러분의 참여로 함께 리트리버를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며 "활동가들과 순천시청 동물담당 팀장님께서 최선을 다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