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드라마 속 상세한 길고양이 살해 장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재미 혹은 자랑삼아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죽인 뒤 이를 공유하는 길고양이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길고양이 혐오가 죄가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다.
티빙 드라마 '장미맨션' 제작진은 지난 18일 티빙 공식 인스타그램에 "고양이 등장 장면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많은 분들의 조언에 따라 해당 장면이 포함된 4회의 서비스를 즉시 중단했다. 해당 장면은 신속하게 삭제 후 업로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빙이 언급한 장미맨션 4회에서는 길고양이 살해 장면이 등장했다.
이미 사람을 살해한 전과가 있는 인물로 설정된 한 남성이 빗속에서 한 손에는 치즈 고양이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등장한다. 붙잡힌 고양이가 울부짖어 보지만 학대범은 오히려 들고 있는 칼로 고양이를 위협한다. 곧이어 고양이를 칼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다. 칼로 고양이를 여러번 찌르는 행위와 소리가 생생히 묘사됐다. 또 이 장면을 지켜보던 다른 등장인물은 해당 행위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제지하지 않는다.
제작진은 드라마 말미에 "본 작품에 나오는 동물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동물들이며 전문가의 입회하에 안전하게 촬영된 장면이거나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촬영"이라고 안내 문구를 넣었다. 이 장면이 알려지면서 동물단체 중심으로 질타가 나왔다. 동물단체 카라는 SNS를 통해 제작진에 항의하고, 사실 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카라는 "안내 문구가 삽입되어 있지만, 드라마 내에 동물이 여러 차례 등장하고 있어서 어떤 장면이 실제 살아있는 동물이 동원된 것이며, 어떤 장면이 컴퓨터그래픽 연출인지 확인이 불분명한 안내"라며 "훈련된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 특성상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는 연출로, 촬영에 동원된 동물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지 않은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카라는 "설사 컴퓨터그래픽 연출 장면이었다고 하더라도, 날로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범죄로 인해 실제 많은 고양이들이 처참하게 희생되고 있는 현실에서, 굳이 드라마에서까지 이러한 장면을 상세히 연출하여 시청자에게 내보이는 것은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연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카라는 그러면서 "드라마 속에서 학대범이 이러한 행위를 하는 동안 누구도 범죄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있어 동물학대는 처벌받지 않는 행위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해당 장면은 고양이 혐오 글이 자주 등장하는 디시인사이드에도 이미 조롱거리로 언급됐다"고 질타했다.
장미맨션 제작진의 서비스 즉시 중단 및 향후 재업로드는 이같은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쵤영에 동원된 말의 학대 사망 논란에 한동안 방송이 중단될 정도로 큰 홍역을 치렀다. 이를 계기로 동물 출연 제작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얼마 되지도 않아 비슷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일이 재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