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비글을 두고 악마견이다 심지어 지랄견이라고 혹독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분들을 만나서 왜 그렇게 비글을 폄하 하느냐고 물어보면 "비글이라는 개는 너무나 정신없고 산만해서 그렇게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비글은 원래 여우나 토끼같이 굴을 파고 사는 작은 동물들을 잡는 사냥개다. 그리고 사냥을 할 때는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서 몰려다닌다. 그것도 엄청난 성량으로 왈왈하는 소리를 내면서.
비글은 작은 체구지만 생각보다는 성대에서 나오는 소리가 힘차다. 파워풀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개와 비슷한 부류가 있다. 숏 다리와 긴 허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닥스훈트다. 닥스훈트도 오소리, 토끼, 여우 같이 굴을 파고 사는 동물들을 사냥하는 사냥개다. 이 녀석의 성대에서 나는 소리도 비글 못지 않게 굵다.
비글은 태생적으로 활발할 수밖에 없는 개다. 비글이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사냥한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사회성이 매우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비글은 다른 개들이나 사람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또 비글은 사냥터에서 사냥감을 발견하면 마구 짖어대서 주인을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비글의 목소리는 굵으면서도 널리 퍼져야 한다. 또 주인이 올 때까지 계속 짖어야 한다. 이런 태생적 이유 때문에 비글의 울음소리 때문에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비글을 키우는 분들이라면 큰 곤욕을 겪을 수 있다.
비글을 키우면서 후회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어김없이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 비글 강아지의 귀여움 때문에 덜컹 집에서 키우다가 비글이 커갈수록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아 절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기견 보호소를 가보면 비글을 자주 볼 수 있다.
누구나 개를 키우기 전 그 견종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하고 입양하는 게 좋다. 우리가 작은 가전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수십 번 이상 인터넷을 뒤지고 해당 물건의 특징을 비교하며 사지 않는가? 개를 키우기 전에도 충분히 그런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마당이 있고 비글을 충분히 운동시킬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분이 비글을 키운다면 비글처럼 좋은 애견은 없을 것이다. 애교도 많고 활발한 성격의 비글은 그런 여건을 가진 분에게는 최고의 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좁은 아파트에서 비글을 키우는 것은 사람과 개를 모두 힘들게 하는 일이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