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튀르키예 소방관이 지진 잔해 속에서 구조한 고양이가 그의 곁을 떠나질 않았다. 소방관이 그 고양이를 입양하면서, 지진 트라우마를 극복할 힘을 얻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튀르키예 동부 마르딘 광역지자체 소방서 소속의 알리 카카스(33) 소방관은 지진 발생 129시간 만에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얼룩고양이를 구조했다.
그 후 소방관은 튀르키예 국경 도시 가지안테프에 있는 누르다기 마을에서 생존자 수색을 이어갔다. 그런데 고양이가 계속 카카스 소방관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떠나질 않았다.
소방관들은 그 고양이를 마스코트로 삼고, 잔해라는 뜻의 ‘엔카즈’라고 이름 지었다. 곧 주인을 찾을 거란 희망을 품고, 집사를 찾을 때까지 고양이를 돌봐주기로 했다. 지진 현장에서 다른 고양이를 구조했는데, 그 고양이는 바로 주인을 찾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자문이자 인플루언서인 안톤 게라슈첸코가 지난 16일 트위터에 튀르키예 소방관 곁을 떠나지 않는 고양이의 사연을 공유해 화제가 됐다. 이 영상은 21일 현재 1248만회 넘게 조회됐다.
A cat was saved from under the rubble in Turkey. It now refuses to leave its rescuer's side. pic.twitter.com/Nveaxu3QrG
— Anton Gerashchenko (@Gerashchenko_en) February 16, 2023
특히 휴식을 취하는 카카스 소방관의 어깨에 고양이가 올라간 사진이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AA)을 비롯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아서, 고양이 주인이 강진으로 숨진 것 같았다. 결국 카카스 소방관은 마르딘 소방서로 복귀하면서, 고양이도 집으로 데려갔다.
주인과 집을 잃은 고양이는 슬픔에 잠긴 것 같았다. 그는 “집에 도착한 날부터 우울해보였다. 동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소방관은 고양이를 입양해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양이와 일상 사진을 게시했다. 엔카즈가 잘 지내는지 궁금한 전 세계 누리꾼들 덕분에 팔로워 수가 2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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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부모님과 형제자매가 나를 돕는다. 우리 가족은 고양이를 한 가족으로 생각한다. 고양이가 나를 떠나지 않았듯 나도 고양이를 떠나지 않았다. 내 집에서 고양이를 돌보면서, 함께 잔다.”고 밝혔다.
소방관이 고양이를 구했지만, 고양이도 소방관을 살린 것과 마찬가지다. 카카스는 참혹한 현장을 함께 겪은 고양이 덕분에 트라우마를 치유할 힘을 얻었다.
그는 “집에 도착한 날부터 고양이가 내 무릎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다. 둘 다 힘든 시간을 보냈고, 서로를 끌어안고 이 트라우마를 이겨낼 것이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