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개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애견인인 필자의 입장에서 봐도 일부 애견인들의 태도와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 애견문화 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개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에티켓에 대한 것을 정리한 글을 적어 봤다.
1.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애견인들은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한다고 흔히 착각하기도 한다. '내가 개를 좋아하고, 우리 가족들도 모두 개를 좋아하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고 믿는 것이다.
과연 현실이 그럴까? 전혀 아니다. 천만의 말씀이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만큼 개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매사 자신이 키우는 개 때문에 주변 환경과 충돌하기 마련이다.
민주주의는 다원주의(多元主義) 즉, 다원적 가치를 인정해야 가능하다. 남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왜 개를 싫어하지?"라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 따라 개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보다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
그런 사고는 자신의 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갈등과 충돌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2. '내 개는 너무 사랑스럽다'는 나만의 착각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은 '우리 아이만 너무 예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 아이도 예쁘지만 다른 사람들의 아이 역시 예쁘기 때문이다. 결코 내 아이만 뛰어나게 예쁘지 않다.
같은 의미에서 "우리 강아지만 너무 귀엽고 똑똑해"라는 생각은 그 개의 주인만이 가지는 착각일 뿐이다.
세상 모든 강아지는 그 주인들에게는 귀여운 강아지다. 자기만의 착각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3. '개똥은 치울 수 있지만 개오줌은 못치운다'는 착각
몇 년 전부터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개똥을 치울 수 있는 종이와 비닐 봉투, 장갑을 준비하고 다닌다. 우리가 사는 환경과 타인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태도다.
그런데 개는 주인과 같이 외출을 하다가 대변보다 소변을 훨씬 많이 그리고 자주 본다. 그러면 냄새나는 개소변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방치해도 될 것인가?
길바닥에 저질러 놓은 개의 소변을 정리할 도구는 생각 외로 간단하다. 500ml 생수병에 수돗물을 담아서 외출하면 된다. 강아지가 오줌을 누면 그 위에 충분히 뿌리면 지린내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물론 100% 오줌 지린내를 없앨 수는 없지만 민폐수준을 벗어날 수는 있다.
4. 목줄은 반드시 해야 한다
길이나 공원에는 개라고 하면 질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작은 개도 무서워하고 겁을 내는 영유아들도 있다. 특히 어떤 아이들은 귀엽고 작은 작은 개를 보아도 크게 놀라고 우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작은 개도 같이 놀라 아이들을 물거나 공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모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외출시 개 목줄은 반드시 하고 다니는 게 좋다.
대형견의 경우, 단순히 목줄을 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손목에 두세 번 감아서 사고가 안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십여 년 전 진돗개를 데리고 산책을 할 때 반드시 목줄을 두 번 이상 손목에 감고 다녔다. 그래야 개가 다른 집 아이들을 물거나 공격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5. 음식점이나 슈퍼에는 개를 데리고 들어가지 말자
식품을 판매하는 동네 슈퍼나 음식을 먹는 장소인 식당에 개를 안거나 걸려서 데리고 오는 분들이 있다. 자신의 애견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행동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음식을 앞에 두고 개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장소에 따른 애견인들의 알맞은 행동법이 필요한 것 같다.
애견가인 필자도 식당에 개를 데리고 와서 바로 옆에 앉아 식사한다면 불편할 것 같다. 아마 많은 사람이 그럴 것 같다.
6. 대중교통 이용은 이동용 케이지로
대중교통으로 개와 같이 이동할 때는 가급적 케이지에 개를 넣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이는 좁고 밀폐된 장소에서 개와 같이 있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 조치가 될 수 있다.
특히 비좁은 퇴근길에 개를 케이지에 넣지 않고 전철에 타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과 몇 센티미터 거리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개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숨을 헐떡거리고 침을 흘리는 것을 보면 아무리 애견인이라도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물론 골든 리트리버나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맹인 안내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이야기에서 예외적인 사항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