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고아로 오인하고 구조한 새끼 사슴이 다행스럽게 어미 사슴 품으로 돌아갔다. 미국 동물단체가 5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야생동물 구조가 자칫 유괴가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州) 샌 라파엘 시(市)에서 한 가족이 주차한 차 아래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을 봤다. 가족은 몸을 숨여서 정체를 확인했는데, 아주 어린 노새사슴이 차 밑에 있었다.
가족은 새끼사슴이 어미를 잃은 게 아닌가 짐작하고, 차 밑에서 빠져나오게 했다. 그리고 종이상자로 새끼 사슴을 보호한 후 야생동물단체 와일드케어에 데려왔다.
수의사가 새끼 사슴을 진찰한 결과 어린 사슴은 건강했다. 와일드케어는 “야생동물 병원에서 검사 결과 새끼 사슴은 배가 부른 상태인 데다 정상 체온에 입과 눈이 촉촉했다. (어미가 잘 돌본 상태로) 실제로 고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단체는 아마도 어미 사슴이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차 밑에 숨겨둔 것으로 짐작했다. 포식자가 주위에 있을 때, 새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어미 사슴이 새끼를 안전한 곳에 혼자 두고 멀리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단체는 새끼 사슴을 발견한 곳 근처에 데려가서 엄마에게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와일드케어의 동물보호 담당자 멜라니 피아자가 지난 5일 저녁 처음 발견된 곳 근처로 새끼 사슴을 데려갔다. 어미 사슴이 황혼에 새끼를 찾으러 다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차 밑에 새끼 사슴을 두는 대신에 주차장 근처 숲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미 사슴으로 보이는 사슴과 마주쳤다. 새끼를 찾아서 헤매고 있었던 듯 했다.
원래 새끼 사슴만 두고, 어미 사슴이 다가오게 해야 하는데 원칙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형이 너무 가팔라서 사육장에 있는 채로 새끼 사슴을 옮기기 힘들었다.
그래서 피아자는 새끼 사슴을 안고 숲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엄마 쪽으로 놔주고 지켜봤다. 다행히 새끼 사슴은 어미 사슴을 향해 다가갔고, 어미 사슴도 거부하지 않고 새끼를 받아들였다. 사람에게 경계심만 보일 뿐 새끼를 밀어내는 기색은 다행히 없었다고 한다.
어린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함부로 구조해선 안 된다. 주위에 어미가 있는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생동물 구조가 야생동물 입장에서 자칫 유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노새사슴은 5~6월에 새끼를 1~2마리 낳는다. 사막, 초원, 산림에 서식하면서 나뭇잎과 어린 가지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