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아파트 단지에서 친해진 길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5개월 만에 다시 나타나자 입양을 결심한 집사의 사연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끌었다.
지난달 30일 닉네임 '먹태눈나' 님은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길고양이에게 간택당한 이야기!(반려동물은 처음이라..)"라는 제목의 영상 한 편을 올렸다.
이 영상은 집사가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반려묘 '먹태'를 처음 만난 시점부터 입양하기까지의 과정을 모은 것이다.
집사가 먹태를 처음 만난 건 2021년 10월 아파트 현관 앞이었다. 당시 집사 부부는 신혼집으로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처음 보는 고양이가 나타나 벌러덩 눕자 마냥 신기했다고.
집사 부부와 먹태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먹태가 같은 자리를 맴돌다 집사 부부를 기억하는 듯 반겨줬다. 나중엔 같이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며 산책할 정도였단다.
집사는 "저도 남편도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그때는 궁디팡팡도 몰라 머리만 쓰다듬어 줬다"고 말했다. 당시엔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가려면 시청에 신고라도 해야 할 줄 알았다고.
그렇게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 갑자기 먹태가 사라졌다. 정은 들었지만 마냥 찾으러 다닐 수도 없었기에 아쉬운 마음만 갖고 차차 시간이 흘러갔다는데.
하지만 집사 머리 속 한편에는 여전히 먹태와 함께했던 기억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회사 앞 길고양이들에게도 눈길이 가고, 원래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했지만 먹태 생각이 나 고양이 카페에 가기도 했단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이 온 작년 4월 말, 집사는 남편으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남편이 아파트 앞 먹태를 처음 만났던 바로 그곳에서 먹태를 다시 마주쳤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해요. 먹태를 보자마자 '먹태야!'하고 울면서 뛰어갔더니 남편이랑 같이 있던 먹태가 저한테 꼬리를 바짝 들고 뛰어왔어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요."
5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집사 부부를 기억하는 듯 예전처럼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결국 집사는 이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단다.
다시 만난 먹태는 헤어진 가을에 비해 꽤 살이 빠져 있었다. "그저 겨울 추위와 잘 싸우고 나타나 줘서 너무 고마웠다"는 집사.
사실 처음에는 입양을 남편도 반대하고 집사도 처음 반려동물을 키우는 거라 막막했지만, 고양이에 대해 공부하고 이틀간 먹태를 맞이할 준비한 결과 5월 2일 드디어 먹태는 집사 부부의 가족이 됐다.
부부가 둘 다 초보 집사라 잘 몰라서 먹태가 조금만 이상하면 아픈 건 아닐까 걱정하곤 했다고. 집사는 "한번은 먹태 눈에 눈곱이 꼈는데 갈색이라 눈에 피가 나는 줄 알고 병원에 전화했더니 원래 고양이 눈곱 색깔이 갈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남편도 처음에 반대했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이제는 먹태랑 마주 보고 누워 잠들 정도로 '먹태 바라기'가 됐다고.
우연으로 만나 인연이 된 먹태와 부부. 집사는 "먹태야, 누나랑 형아는 네가 행복하고 건강하기만 하면 돼. 아직 많이 부족한 2년 차 초보 집사라 가끔 너의 마음을 몰라 실수도 하지만 항상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고 알고 싶어.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통하는 거 맞겠지? 앞으로 쭉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자~!"라며 훈훈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