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치매를 앓는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가 반려견 치매의 모습이 어떤지 공유했다. 반려견 치매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노력에 많은 견주들이 깊이 공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텍사스 주(州) 할린전 시(市)에 사는 견주 이달리아 가르자는 반려견 ‘사샤’의 치매가 어떤 모습인지 틱톡 영상에 담았다.
영상에서 견주는 “사샤가 대부분의 시간 잠만 자고, 먹는 것을 잊어버리고, 원을 그리며 돌고, 벽 앞에서 돌아 나오는 방법을 몰라서 갇히고, 방향감각을 상실해서 고생했다”며 가슴이 미어진다고 적었다. 지난 8월 영상은 11일 현재 190만 회 넘게 조회됐다.
@idaliagarza09 Only Love Can Hurt Like This (Slowed Down Version) - Paloma Faith
치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이 깊이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내 반려견도 치매에 걸렸다. 16살인데, 삶의 질은 사라졌다. 우리는 7월에 안락사를 시켰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사랑을 보낸다”고 위로했다. 이에 사샤의 견주도 “가슴 아픈 결정이라는 것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죽은 반려견을 애도했다.
안타깝게도 영상 속 노령견 사샤는 지난 8월 28일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16년간 사샤를 키운 견주는 반려견 치매가 무엇인지 널리 알려서 다른 보호자들이 초기에 치매를 인지하도록 돕기 위해 영상을 찍었다고 밝혔다. 견주는 “내 조언은 당신 반려견에게 영양 보충제(supplements)를 주라는 것이다. 개도 치매에 걸린다는 것을 몰라서 일찍 영양제를 주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가르자는 지난 2007년부터 강아지 사샤를 키웠다고 한다. 남편의 직장 근처에 살던 떠돌이 어미 개가 교통사고로 죽자, 남편의 동료들이 고아가 된 강아지들을 한 마리씩 맡아서 키우기로 했다. 그때 가족이 된 강아지가 사샤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사샤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했다. 견주는 “저먼 셰퍼드 중 하나가 노환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에 사샤의 변화를 알아챘다. 사샤는 다른 개들과 놀고 싶어 하지 않았고, 항상 침대에 있었다. 볼일 볼 때만 나갔다가 바로 침대로 돌아왔다. 올해 초부터 많이 서성거리고, 헐떡대기 시작했고, 벽을 응시하기도 해서 수의사에게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수의사는 반려견 치매로 알려진 개 인지기능장애 증후군(canine 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이라고 진단하면서 최선의 길은 안락사라고 권했다. 견주는 “사샤가 여전히 우리를 알아봤고, 전만큼은 아니지만 평소처럼 지내서 안락사를 시킬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업주부인 견주는 식사를 거부하는 사샤에게 음식을 직접 먹여줬다. 하지만 사샤는 물마저 거부하고 식음을 전폐했다. 수의사는 사샤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견주는 무력감과 절망 속에 사샤 옆에 누워서 밤새 울었다. 사샤는 견주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
한편 지난 2001년 미국 수의학협회지 연구에 따르면, 개 인지기능장애 발병률은 11~12세 노령견에서 약 28%지만, 15~16세 노령견에선 68%로 뛴다. 2009년 연구에선 9세 이상 개의 22.6%가 인지기능 장애의 일종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 인지기능장애 치료제는 없지만,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개선할 해법은 있다. 특히 식단과 뇌 건강을 위한 보충제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