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길 피오비 대표
반려동물 대소변 냄새 잡는 애니수로 전용음료 개척
"5년 뒤면 전용음료 시장 활짝..내년 시장형성 주력"
"호랑이 힘은 솟아나지 않아도 대소변 냄새 만큼은 확실히 잡아줍니다."
애니수 브랜드로 반려동물 음료 시장에 도전장을 낸 윤여길(38·사진) 피오비 대표는 동물원 사육사 출신이다. 대구 지역의 동물원에서 특히 호랑이를 담당하는 사육사로 일하다 와인 유통업체를 거쳐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윤여길 피오비 대표는 올 1월 반려동물 건강음료 애니수로 반려동물 음료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올해는 대부분 유통채널을 확보했고, 내년에는 본격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
반려동물 음료에 대한 아이디어는 우연한 계기에 탄생했다.
"호랑이 대소변 냄새 맡아보신 적 있으세요? 어린 호랑이는 꼬리를 바짝 치켜들고 거의 수평으로 오줌을 갈깁니다. 벽에 묻은 소변의 냄새가 말로 설명 못할 정도죠."
어느날 동물원이 단수가 됐다. 동물들 물론, 호랑이를 먹일 물이 모자랐다.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가져와 평소 먹던 음료를 대신 먹여 봤다. 약재상의 아들인 윤 대표는 집에서 이런저런 약재를 넣어 손수 만든 음료를 물처럼 마셔왔던 터였다.
그랬더니 그 지독한 냄새가 확실히 줄어든게 아닌가. 혹시나 해서 원래 먹이던 물과 음료를 번갈아 먹이면서 시험해봤다. 다른 동물들에게도 먹여 봤다.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게 이미 10년 전일이니 실제 제품이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죠."(웃음)
제품화에 시간이 걸린 것은 혹시나 모를 부작용 때문이었다. 주변 수의사들에게 물어보니 행여 동물들의 몸에 이상이 생길 지도 모른다는 조언을 들었던 것. 그런 시험 과정을 거쳐 2011년 시제품을 내놨다. 반응은 좋았다. 시험 삼아 돌린 보호자들에게는 살 수 없느냐는 문의도 꽤 들어 왔다.
그래서 한 때 대박을 예감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제품을 마셔본 매니아들에게는 통할지 몰라도 일반 보호자들까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펫팸족들은 계속 늘고 있었지만 해외 브랜드가 들어와서 쓴맛을 보고 철수할 정도로 전용음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때를 좀 더 기다리다가 올해 1월 제품을 출시했다. 고양이 음료가 먼저 나왔고 이후 강아지 음료도 출시했다. 애니수는 대소변 냄새와 입냄새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신장과 모발, 피부질환 완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순수 한약재와 싸리나무 추출물을 주원료로 고양이용에는 개다래나무열매 추출물을 넣고 강아지용에는 바질과 파슬리를 추출물을 추가해 개와 고양이에 맞게 만들었다.
애니수는 최근 롯데마트를 통해 대형마트 채널에 진출했다. 전문쇼핑몰부터 공략해 쿠팡 등 소셜커머스를 거쳐, GS몰 등 쇼핑몰을 뚫었고 드디어 대형마트도 유통채널로 확보한 것. 1년도 안 돼 대부분 유통채널은 확보했다. 성장 가능성 만큼은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다.
"누가 반려동물 전용음료수를 사먹겠느냐는 선입견이 여전히 강하죠. 하지만 생수가 처음 나왔을 때 '왜 물을 사먹느냐'고 했던 것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은 사서 마시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죠. 5년뒤 쯤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전용음료도 지금 일본처럼 충분히 시장이 커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윤 대표는 내년에는 국내 마케팅을 더 강화하고 해외 수출도 타진, 브랜드 이미지를 굳혀 나갈 계획이다. 원재료를 다른 먹거리 제품에 확대할 구상도 갖고 있다.
반려동물산업은 최근 몇년새 덩치를 불려온 만큼이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음료도 분명 신사업 중 하나다. 그런 알 수 없는 영역에의 도전은 가슴을 뛰게 하고 지켜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