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후 동물 보호소를 세운 아버지가 화재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다.
이달 4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고양이 보호소 'Happy Cat Sanctuary'에선 지난 3월 31일 오전 7시 15분경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보호소 설립자인 크리스 아르세노(Chris Arsenault·남·65)는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불길이 뒤덮은 보호소에 뛰어 들어갔다고.
하지만 크리스와 약 100마리 고양이들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단다. 그렇게 크리스는 화재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앞서 크리스는 24살의 젊은 아들 에릭(Eric)을 오토바이 사고로 먼저 떠나보냈다. 이후 아들을 잃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2006년부터 고양이 보호소를 운영했다는 크리스.
그는 자신의 주택을 개조해서 고양이 보호소 'Happy Cat Sanctuary'를 설립했고, 300마리가량의 고양이를 헌신적으로 돌봐줬다.
고양이들의 아빠가 된 후, 크리스의 슬픈 마음은 점점 회복되어 갔다. 가여운 고양이들은 크리스의 보호소에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선행을 실천하며 살아온 크리스는 이번 화재로 세상을 떠났고, 많은 수의 고양이들도 살아남지 못했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었다. 현재 'Happy Cat Sanctuary'의 직원들은 생존한 20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
'Happy Cat Sanctuary' 측은 기부 펀딩 사이트 'Gofundme'를 통해 "저희는 크리스와 보호소를 잃어 혼란스럽고 황폐해졌습니다. 기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부해주세요"라며 힘든 현실을 토로했다.
비통한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보호소가 재기할 수 있게끔 도왔다. 펀딩 페이지에는 7일 기준, 무려 75만9120달러(한화 약 11억134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기부자들은 "크리스를 잃어서 너무 슬퍼요. 보호소가 재건될 수 있길", "함께 보호소를 다시 짓자",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크리스와 고양이들이 평화롭게 쉬길"이라며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로선 방화 가능성보단 휴대용 히터가 화재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생존한 고양이들 중 30마리는 동물 보호 단체 'Strong Island Animal Rescue League'가 구조했다. 뿔뿔이 흩어진 나머지 고양이들은 먹이를 넣은 함정으로 포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