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상자를 들여다보는 점박이 하이에나. [美 공동연구진 제공] |
몸집에 비해 뇌가 큰 동물이 더 뛰어난 문제해결능력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덩치 큰 동물이 작은 동물보다 둔하고 어리석단 상식과 상반된 결과다.
미국 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NAS)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포유류 육식동물의 문제해결능력에 뇌 크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Brain size predicts problem-solving ability in mammalian carnivores)’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주요 저자인 사라 벤슨 애므람 와이오밍대 동물학·생리학 조교수는 포유류 육식동물 140마리를 실험 대상으로, 30분 동안 철제상자의 빗장을 풀고 상자 속 먹이를 빼내는지 관찰한 결과, 실험대상의 35%에 해당하는 23종 49마리가 상자를 열고 먹이를 빼냈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 동물원 9곳에서 북극곰, 북극여우, 호랑이, 늑대, 점박이 하이에나, 눈표범, 수달, 사향고양이, 족제비과 맹수 울버린, 미어캣, 몽구스 등 포유류 육식동물 39종이 실험에 참여했다.
공동 저자인 벤 댄처 미시간 주립대 동물학 조교수는 “곰이 7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여, 가장 뛰어난 문제해결능력을 보였다”며 “미어캣과 몽구스 중에선 먹이를 빼낸 동물이 없어, 가장 낮은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애므람 교수는 “이 연구는 포유류의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보기 드문 결과로, 뇌 크기가 동물의 문제해결능력을 반영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일부 포유류 종에서 더 큰 뇌를 가진 동물이 진화한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동물이 더 사회화될수록 뇌가 더 크게 진화해, 더 뛰어난 문제해결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사회적 두뇌 가설(Social Brain Hypothesis)’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다고 공동연구진은 밝혔다.
케이 홀캠프 미시간대 교수는 “이 가설이 맞다면, 더 큰 사회집단을 이룬 동물이 더 똑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하지만 이 연구에선 이 가설을 뒷받침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