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인류와 가장 가까운 가축 중 하나인 소가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과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가축 대학교(University of Veterinary Medicine Vienna) 소속 동물 행동학 연구팀은 최근 오스트리아 중부의 한 농장에서 암소 '베로니카'가 나뭇가지를 이용해 자신의 몸을 정교하게 긁는 '능동적 도구 사용(Active tool use)'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려운 곳 스스로 긁는다"… 신체적 한계 극복한 인지 능력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베로니카는 바닥에 떨어진 특정 길이의 나뭇가지를 입으로 물어 올린 뒤, 목을 정교하게 움직여 입이 닿지 않는 배 아랫부분과 뒷다리 사이를 긁어냈다. 이는 단순히 주변 사물에 몸을 비비는 '환경 이용' 단계를 넘어, 특정 목적을 위해 외부 사물을 도구로 선택하고 조작한 상위 인지 기능의 발현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도구 사용은 침팬지, 코끼리, 까마귀 등 이른바 '상위 지능'을 가진 동물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소와 같은 발굽 동물은 손가락이나 정교한 부리가 없어 도구 조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가축에 대한 과소평가를 멈춰야 할 때"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리아 랭거(Maria Langer) 박사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베로니카의 행동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가려움이라는 문제를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환경에서 적절한 '도구'를 찾아내어 활용한 것입니다. 이는 소의 뇌가 복잡한 문제 해결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고도의 가소성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또한 동물 복지 전문가인 한스 마이어(Hans Meier) 교수는 이번 발견이 사육 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가축을 단순히 생산 수단으로만 보며 그들의 정신적 능력을 과소평가해 왔습니다. 이번 사례는 가축에게도 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환경 풍부화(Environmental Enrichment)'가 필수적임을 시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국제 학술지 및 과학 매체 'Phys.org'와 'ScienceDaily' 등에 비중 있게 보도되었으며, 향후 가축 사육 가이드라인 및 동물권 보호법 개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베로니카의 사례가 특이 개체의 돌발 행동인지, 아니면 소라는 종 전반에 잠재된 능력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집단 행동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