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리얼스토리 눈 캡처 화면. |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한국에서 괴짜로 통하는 '유기견 엄마' 정명숙(62세) 씨를 조명했다. 정씨는 충청남도 아산의 산골에서 아롱집을 운영하고 있다.
정명숙 씨는 보신탕을 즐겨 먹는 한국에서 26년 동안 유기견을 구조하고 돌보며 “동물 권리 보호에 앞장선 챔피언”이라고 가디언은 소개했다. 보신탕을 즐겨 먹는 한국인은 그녀를 괴짜라고 보고, 애견인은 그녀를 영웅으로 본다고 전했다.
정 씨는 개 짖는 소리 탓에 항의하는 이웃을 피해 7번이나 이사한 끝에, 지난 2014년 충청남도 아산의 한 산비탈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200마리 넘는 개를 키우고 있다. 그녀는 거리를 배회하는 유기견을 데려다 키우고, 보신탕집에 팔릴 위기에 처한 개를 돈 주고 사다보니 현재 규모로 커졌다.
청소와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꾸리는 정 씨가 어떻게 그 많은 개를 먹이고 돌보는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정 씨는 “내 강아지들은 배고프지 않다”며 “여기서 자유롭게 놀고 생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한 달에 사료와 약값으로 약 195만원을 지출한다. 부족한 부분은 후원으로 충당한다. 애견인들은 그녀에게 후원금뿐만 아니라 두유, 돼지고기, 사료, 통조림 등을 보낸다.
아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혜순 씨는 4년째 정 씨에게 식당에서 팔고 남은 돼지고기를 보내주고 있다. 박 씨는 “그녀는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그녀의 개들을 위해 산다”고 평가했다.
정명숙 씨는 “몇몇 사람들은 나를 두고 왜 거지같은 중년 여자가 항상 웃고 지내는지 궁금해 한다”며 “나는 강아지들 먹이는 데 신경 쓸 뿐이고, 그래서 내가 행복하고 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를 대량으로 기르는 환경에서 병이 쉽게 전염될 거라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정 씨는 그녀의 개들이 대부분 건강하고, 일부는 개싸움 끝에 죽는 경우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산시 관계자는 정 씨의 시설을 관리 감독할 법적 근거가 없어, 두고 볼 뿐이라고 털어놨다.
가디언은 보신탕 문화가 있는 한국에도 반려동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5가구 중에 한 가구가 개나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며 덕분에 유기동물도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씨는 국내 방송에서도 ‘백설공주’란 별명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MBC 리얼스토리 눈은 지난달 18일 정 씨의 이야기를 방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