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려동물 쉼터에서 고양이 입양수가 131년 만에 처음으로 개를 앞질렀다. 고양이가 개를 누르고 인기 반려동물로 부상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런던 남부 배터시 동물쉼터(Battersea Dogs & Cats Home)는 유기견 입양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이제 이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고양이 이름을 개 이름 앞에 둬야 할 때라는 것이다.
지난해 배터시 쉼터는 하루 평균 고양이 9마리와 개 7마리를 입양시켰다. 지난 2014년 입양된 고양이 수는 전년 대비 30% 늘어나 쉼터 역사 131년 만에 처음으로 고양이가 개를 추월했다.
배터시 쉼터는 지난 1860년 설립, 한 해 평균 개와 고양이 8000마리 이상을 돌보는 규모로 성장했다. 설립 첫 해부터 유기견을 돌봤지만, 고양이를 맡은 것은 1883년부터 시작했다.
유기견이 버려진 고양이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이 추월은 고양이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올해 들어 고양이 200마리 이상이 이곳에서 보금자리를 찾았다.
인기의 배경은 인터넷, 그리고 런던시민의 바쁜 생활방식과 좁은 주거 환경이다. 유튜브 동영상, 인스타그램 사진 등으로 고양이 영상과 사진이 끊임없이 회자되면서, 고양이가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례로 허핑턴포스트는 고양이 동영상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의도적으로 표출하고 있을 정도다.
배터시 쉼터의 린지 퀸랜 고양이 쉼터 대표는 “인터넷에서 고양이 동영상이 끊임없이 인기를 끌면서 고양이가 이목을 끌고 있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지난 2013년 고양이 입양붐이 처음 일어났고, 그 후 계속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좁은) 집에서 개를 키우기 더 힘들고, 고양이 소셜미디어 스타가 더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내 사진(selfie)’보다 ‘고양이 사진’이 더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조사에서 영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고양이 사진 380만장을 공유했다. 자신을 찍은 사진 ‘셀피’가 공유된 것은 140만장으로, 고양이 사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모바일 네트워크업체 쓰리의 조사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우는 영국인 중 35만명 이상이 고양이를 위한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었다.
고양이 SNS 스타가 주인을 돈방석에 앉히는 경우도 나왔다. 유튜브 동영상 광고 매출뿐만 아니라 책과 부산물로 스타 고양이 주인들은 상당한 수입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