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 선장과 반려견 '벤' [ 출처: 와이드너대학 ] |
2016년 4월15일 오늘은 첫 항해에 나선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104년 되는 날이다.
2200여명 가운데 70%에 육박하는 승객이 희생됐다. 그런데 타이타닉호 희생자 중에서는 개들도 있었다. 타이타닉호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진 반려견은 총 12마리로, 이 가운데 3마리만 살아남았다.
반려동물 전문 매체 도깅턴포스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이그재미너를 인용해, 타이타닉호에서 주인과 운명을 같이 한 반려견들을 추모했다.
'침몰할 수 없는 배'라고 자랑한 타이타닉호 처녀항해에 동승하는 행운을 쥔 개들은 오직 1등실 승객의 반려견이었다.
초특급호텔에서 개를 허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때도 부유층들은 개를 어디든 데리고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행운은 곧 불운으로 변했다.
승선한 12마리 가운데 9마리가 타이타닉호와 함께 침몰했다. 미국 백만장자 존 제이콥 애스터 4세의 에어데일테리어 반려견 ‘키티’, 로버트 대니얼의 프렌치 불독, 윌리엄 카터 가족의 킹 찰스 스패니얼과 에어데일테리어, 해리 앤더슨의 차우차우 등도 타이타닉호와 함께 물속으로 가라 앉았다.
목숨을 건진 3마리들은 모두 작은 개들이었다. 주인의 코트나 담요 속에 숨어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두 마리는 포메라니안이고, 한 마리는 중국 왕실견 페키니즈였다고 한다.
유대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의 사람이 포메라니안 생존견의 주인이었다. 페키니즈의 주인은 미국 출판사 하퍼&로(현재 하퍼콜린스)를 소유한 하퍼 가문 사람이다. ‘레이디’란 이름의 포메라니안은 주인 마거릿 헤이즈의 담요 속에 숨겨져, 목숨을 구했다.
덩치 큰 개들은 모두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다. 승객 앤 엘리자베스 아이샴(50세)은 반려견과 운명을 같이 했다.
그녀는 매일 선상 개집에 있는 그레이트데인종 반려견을 보러갈 정도로 반려견을 극진히 사랑했다. 아이샴이 구명선에 탔을 때, 그녀의 개가 너무 커서 배에 태울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다시 타이타닉호로 돌아갔다. 며칠 후 아이샴은 얼음바다 속에 그녀의 개를 꼭 부둥켜안고 죽은 채 발견됐다.
구명선에 사람을 태울 자리도 부족했기 때문에, 반려견 주인들은 반려견을 포기해야 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해야 했다. 승객 헬렌 비숍은 1등실을 탈출할 때, 그녀의 토이 푸들 ‘프라우-프라우’가 그녀의 드레스 자락을 물고 붙잡았다. 생존한 비숍은 “나의 작은 개를 잃어서, 너무 아팠다”며 “그 녀석이 나랑 같이 가고 싶어서 내 옷자락을 잡아 끈 것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적적으로 비극을 피한 개들도 있다. 승객 찰스 무어는 타이타닉호로 사냥개 잉글리시 폭스하운드 100마리를 수송하려던 계획을 막판에 접고, 다른 배로 바꿨다.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의 반려견 ‘벤’은 타이타닉호가 부두를 떠나기 직전에 선장의 자택으로 보내져, 죽음을 모면했다. 보르조이(러시안 울프하운드) 견종의 초대형견이어서, 타이타닉호에 남았다면 살아남기 힘들었다.
타이타닉호 복제선 '타이타닉 II' [ 출처: 블루스카이라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