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대피 모습 |
구마모토 지진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진과 같은 재해는 펫에게도 큰 충격이다. 지진이 뭔지도 모르기에 아마 그 무서움은 사람의 몇 배일 수도 있다.
그래도 보호자와 함께 있다 지진을 만난 펫은 행복한 편이다. 혼자 집에서 지진을 만난 펫들의 공포는 말로 하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지난 동일본 대지진 후 그 많은 유기동물 대책에 힘 썼던 일본, 이제 지자체 마다 피난소 메뉴얼들도 다시 정비했다.
1995년 한신 대지진 때만 해도 펫과 함께 피난소에 온 이들은 '이 난리에 사람도 힘든데 동물까지...'라며 눈치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땐 시대도 변해, 펫을 구조하거나 구제하는 일도 꽤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피난소에는 펫과 함께!'라는 지침이 정부에서도 나와 있다. 인식도 상당히 바뀐 셈이다.
하지만 보호자가 무신경하다면 효과가 없다.
보호자는 펫을 데리고 피난할 수 있는 곳인가를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 또 펫을 데리고 피난소 갈 채비를 평소에 해둘 필요가 있다.
무엇을 준비해 둬야 할까? 사료는 1주일 이상 분량, 물, 종이 접시, 연락처가 적힌 목줄, 배변 시트, 상비약 등은 기본이다. 이동장이나 배낭 역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펫과 함께 대피할 것을 권고하는 시대가 됐지만 막상 피난소에 도착해서도 걱정거리는 여전하다.
펫 알레르기가 있거나 펫을 싫어하는 이들과 함께 머물 땐 조심할 일 투성이다. 불안을 느껴 더욱 우는 개들... 그 소음에 잠 못 드는 이들... 중요한 위생 문제...
어디 불편함이 한두 가지일까. 그래서 평소에 펫이 있는 보호자들만 따로 모이는 피난소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몇 년 전 동일본 대지진 후에는 PTSD증후군(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펫들도 많았다고 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대피 모습 |
식욕부진, 구토, 몸떨림 등이 계속 돼 보호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스킨쉽을 많이 해주는 것 외에는 치료 방법도 없다. 지진을 겪은 일본의 많은 펫펨족들, 힘 내기를 바란다.
우리 로라와 함께 TV에 나오는 방법을 따라 피난훈련을 해 본 적이 있다.
사람 비상용픔, 로라 비상용품에다 이동장까지... 짐이 넘친다. 하는 수 없이 작은 배낭을 앞 쪽으로 메고 로라를 넣으니 폴짝 하고 뛰어 내려 바로 도망을 친다. 냥이들도 목줄이 필수일 것 같다.
아! 그런데 냥이들은 모래도 필요한데...
이래저래 재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