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뎁과 아내 앰버 허드가 오스트레일리아 법원에 제출한 동영상 캡처 화면. |
미국 영화배우 조니 뎁 부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반려견 밀반입 혐의를 두고 오스트레일리아 당국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공개 사과 영상으로 망신을 당했다.
그는 호주 법정에 출두하기 전 '개를 잡아 먹었다'고 말하는 등 호주 정부의 태도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공개 사고로 그의 오만함만 두드러지게 됐다.
할리우드 스타, 정치인 등 명사의 반려견은 주인의 유명세만큼 정치적인 존재가 된다. 반려견이 방아쇠가 돼, 추락한 명사들도 꽤 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정치적 논쟁에 휘말린 반려견의 역사를 짧게 정리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패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롬니는 ‘아이리시 세터’종 반려견 ‘셰이머스’를 그의 차 지붕에 매단 개집에 태워 12시간 여행을 떠났다가 언론의 융단 폭격을 맞았다.
당시 설사로 아픈 셰이머스를 데려가긴 해야겠고, 냄새를 피하고 싶어 롬니가 해결책으로 생각한 것이 지붕 위의 개집이었다. 하지만 아픈 개를 위험천만하게 차 지붕 매달고 달렸단 사실에 애견인들은 경악했다.
2번째 주인공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다.
푸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자리에 검은 래브라도 반려견 ‘코니’를 데려갔다. 메르켈 총리는 푸틴의 무례한 동반자를 보고, 굉장히 불쾌해했고, 그 이후 러시아와 독일 정상의 관계는 얼어붙었다.
영국 정치인 제레미 소프의 애인 암살 스캔들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자유당 당수 제레미 소프는 영국 잉글랜드 서남부 엑스무어에서 애인 노먼 스콧을 암살하면서, 그의 그레이트데인 반려견 ‘링카’를 잃었다.
당시 스콧은 그녀의 휘펫 반려견 ‘에마’의 머리에 보닛을 씌우고 유모차에 태워, 소프의 아들인 것처럼 행세해, 소프를 압박했다. 소프는 이 스캔들로 추락했고, 법정에서 “아픈 개를 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는 말 한 마디를 남겼다.
조니 뎁도 무심코 전용기로 오스트레일리아에 입국하면서, 반려견 두 마리를 데려간 것이 이렇게 큰 스캔들로 번질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려견이 방아쇠가 됐지만, 일을 키운 것은 조니 뎁의 오만한 처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