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많은 5월, 반려견을 데리고 나들이를 계획하는 애견인이 많다. 야외에서 반려견이 진드기 매개 유행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수의사들이 당부했다.
영국에서 피부와 신사구체 혈관병증, 바베시아증, 라임병 등 치명적인 반려견 질병이 유행하자 수의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 영국 수도 런던 서남부에서 반려견 한 마리가 앨라배마 롯으로 불리는 피부·신사구체 혈관병증으로 죽었다. 앨라배마 롯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피부병변이 일어나고, 신부전으로 며칠 안에 죽는다.
지난달 영국에서 처음으로 반려견이 바베시아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3월 동물병원에 온 개 5마리가 바베시아증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2마리가 세상을 떠났다. 5마리 모두 해외여행을 한 경험이 없는 반려견으로, 영국 내에서 감염된 경우였다.
바베시아증은 개의 혈구를 공격해, 반려동물이 무기력해지고, 잇몸색이 창백해지고, 혈뇨를 보고, 고열에 시달린다. 라임병은 미국 코네티컷주 올드라임시의 이름을 딴 세균성 감염증으로, 제2의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잔디밭이나 숲에서 세균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발병한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PDSA에 따르면, 진드기 수는 지난 10년간 17% 증가했고, 이와 더불어 반려견 라임병 감염도 지난 2009년 이후 560% 급증했다.
반려동물 감염병리학 유럽과학평의회 영국지부의 이안 라이트 박사는 “이 병(바베시아증)은 보통 유럽에서 발생하지만, 현재 영국에서 발병하면서 동물 건강이 크게 우려된다”며 “진드기 매개 질병들이 최근 유행하면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남부 지역을 여행할 경우 진드기가 반려동물에게 옮아, 영국 전역으로 질병을 확산시킬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선 오는 5월 2일 노동절과 5월 30일 봄철 법정공휴일이 있어, 주말을 끼고 여행을 많이 간다.
라이트 박사는 “질병 확산을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지라도, 반려동물을 데리고 영국 전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남부 기생충의 (북부) 확산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 반려동물을 보호할 필요성을 더 크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박사는 반려동물 주인이 미리 반려동물에게 진드기 퇴치제를 뿌려주고, 24시간마다 반려동물의 몸에 진드기가 붙었는지 살펴서 진드기를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드기가 반려견을 물기 전에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브리스톨대학의 리차드 월 동물학 교수는 에섹스 지역에서 바베시아증 감염이 확인됐지만, 영국 전역에 바베시아증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월 교수는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주인이라면 진드기 퇴치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반려동물의 감염 위험도 최소화하고, 질병이 영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드기 뿐만 아니라 모래파리, 사상충, 촌충 등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진드기 퇴치제는 분사형, 목줄형, 껌형 등 다양하게 있다. 보통 최장 12시간까지 진드기를 막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