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의 앵무새들 |
필자는 주말이 되면 가족들과 동물을 보면서 관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물론 평일에는 3개나 되는 크고 작은 수족관을 통해 수많은 물고기들을 관찰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아이들이 그런 과정을 통해 생명의 귀함과 다른 동물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것 같다. 이러한 활동은 동물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증가시켜 아이들의 책장에 각종 동물도감과 관련 서적들이 즐비하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빠를 닮아서 아이들은 개나 고양이는 물론 물고기, 새도 좋아한다.
2012년 5월 어느 주말 우리 가족은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에 갔다. 그날따라 아이들은 앵무새가 보고 싶다면서 앵무새 우리로 가자고 졸라댔다.
그런데 앵무새 우리에서는 관람객들이 앵무새에게 줄 수 있는 전용 모이를 팔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각자의 손바닥에 판매용 모이를 올려놓고 누구 손바닥에 앵무새가 먼저 올라오는지 내기를 했고, 아내는 그 광경을 촬영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
앵무새는 필자의 손바닥에 먼저 올라와서 조심스레 모이를 먹다가 갔다. 잠시 후 자신의 손바닥에 있는 모이를 먹지 않는다고 울상이 된 큰 아이의 손바닥에 그리고 다시 조금 뒤 작은 아이의 손바닥에도 살포시 내려앉았다. 아이들은 감탄을 하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그리면서 감촉을 느끼고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앵무새의 발톱이 날카로워 보여서 손바닥에 앉으면 아플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또한 앵무새의 부리도 부드러워서 생각보다 아이들의 손바닥에 닿는 촉감이 좋았다고 했다. 아마 앵무새와의 스킨십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부산 앞바다의 갈매기들 |
2013년 어느 주말 아이들과 함께 부산 해운대에 갔다. 아이들은 유람선에서 새우깡을 들고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었다. 아이들은 갈매기가 자신들이 손에 가지고 있던 새우깡을 낚아채자 깜짝 놀랐다. 갈매기 부리의 날카로움은 앵무새 부리의 부드러운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고 한다.
큰 아들은“힘이 세고 억센 갈매기가 갑자기 다가와서 날카로운 부리로 내 손에 있던 새우깡을 빼앗아간 느낌이 들었어요. 아주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였다. 그 말이 맞다. 필자도 거의 똑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3년 전 부산 여행은 아이들에게 야생조류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가지게 한 것 같아서 무척 즐거웠다. 아이들은 그 여행을 통해 세상 모든 동물 중에서 귀하지 않은 동물은 없고, 세상은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사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 것 같다.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