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지난달 14일 지진 발생 이후 한달이 지난 구마모토현. 반려동물도 함께 피난하면서 위생과 소음 등으로 불편이 가중돼 왔다.
구마모토현 당국이 반려동물도 함께 피난생활을 해나갈 해법을 내놨다.
17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진에 피난소가 된 구마모토현 마시키마을(益城町) 종합체육관 부지 안에 지난 16일 반려동물 전용 피난 시설이 오픈했다. 하루 전인 15일에는 피난자들을 위해 비공식 관람회가 열렸다.
조립식 건물 3동에 약 60개의 케이지가 설치됐고, 케이지 주변에는 개들이 활동할 수 있는 도그런도 만들어졌다. 또 다가오는 여름 더위에 대비, 에어컨 시설도 갖췄다.
반려동물 전용 피난 시설은 반려동물을 동반한 피난자들과 그렇지 않은 피난자들 사이에 불편이 커지면서 들어섰다.
개나 고양이가 이들을 달가와하지 않는 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나갈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생겨 났다. 이 때문에 동반 대피한 이들 중에서는 아예 피난소 밖에서 지내거나 차량 노숙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반려동물을 동반한 이들에게 개나 고양이를 포기하거나 밖으로 나가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실제 차량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이들 중에 숨지는 이들이 여럿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현 당국이 나서 전용 시설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전용시설이 설치된 이후에는 체육관 안으로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는 것을 금지된다.
체육관 안에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해 왔던 한 여성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좀 불안하지만 개가 시원한 곳에서 지낼 수 있어 잘됐다"고 다행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