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라는 새는 경계심이 많고 자기 구역에 대한 욕심이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번식을 위하여 둥지를 틀어 알을 품거나, 부화한 새끼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 진다. 그 때는 가급적 까치 주변에 가지 않는 게 신상에 좋다. 자칫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2012년 여름 아침 필자는 김포공항 인근 작은 공원을 거닐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사진과 같은 까치둥지를 발견하였다. 그렇게 큰 까치둥지를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한 마음에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다.
그런 움직임에 대한 어미 까치의 반응은 단호하였다. 둥지 근처에서 숨어서 유심히 관찰하던 까치가 등장하여 시끄럽게 짖으며, 필자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 까치는 마치 “여기는 우리 집인데 왜 허락도 받지 않고 사진을 찍느냐. 혼나기 전에 빨리 나가라.”고 침입자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사실 좀 억울하기도 했지만 까치의 그런 격렬한 저항에 겨우 사진 두 장만 촬영하고 그 근처를 떠났다. 괜히 까치가 머리라도 공격할 것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둥지를 지키는 까치는 새끼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를 공격한다고 한다. 험한 꼴을 보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까치둥지 사진을 몇 장 더 찍으려다가 자칫 머리에 상처가 생기기 싫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아도 까치는 사람 못지않게 자기 새끼 사랑이 지극한 동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그런 까치 부모의 헌신이 있기에 지금도 까치는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한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