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가 정부가 내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중인 수의테크니션(일명 동물간호사) 제도 도입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26일 오후 4시 현재 한국동물병원협회를 필두로 서울수의사회 등 22개 지역수의사회와 수의과대학 동문회, 각종 수의학회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허술한 관련 법과 제도로 인해 불법 동물진료가 무분별하게 행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수의테크니션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경우 불법 진료는 더욱 횡행질 수밖에 없고 생명은 더욱 가볍게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명에 대한 진료라는 수의사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무시한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현재 추진중인 수의테크니션 제도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불법 진료를 허용하는 수의사법 시행령 제12조 3항 자가진료 조항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동물약 사용을 조장하는 약사법 제85조 7항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이 제도롤 계속 추진한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체 수의계가 강력한 반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어 수의테크니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이 주된 목적이다. 최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청와대 보고를 계기로 제도 도입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수의계는 현재도 동물병원에서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을 수의테크니션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는데 불과하다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수의테크니션들에게 채혈과 스케일링 등의 수의행위를 가능하게 할 경우 자가진료 조항을 악용, 불법 진료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병원비의 인상과 함께 동물병원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가속화, 갓 수의 면허를 딴 이들에 대한 동물병원의 외면 등의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