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워드와 안내고양이 피클스. |
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은 한번쯤 들어봤겠지. 하지만 안내고양이는 생소하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안내고양이를 따라가는 시각장애인이 지붕에 올라가고, 차 밑에 들어가는 등 온갖 고생을 하는 코미디 동영상이 올라올 정도다.
이런 편견을 깨는 고양이가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유일한 안내 고양이 ‘피클스’를 소개했다.
피클스는 안내견이 하는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 심지어 피클스는 주인 킴 워드(50세)의 발작까지 미리 감지, 주인에게 경고해서 주인을 보호한다.
워드는 지난 1999년 버스 교통사고로 휠체어 신세가 됐다. 그 후 종종 발작 증세를 보였다. 게다가 워드는 지난 2011년 시력까지 잃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드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집 주변을 돌아다닐 때 그녀를 돕도록 키우던 반려고양이를 안내고양이로 훈련시켰다. 처음 훈련시킬 때, 워드와 남편 키스(55세)는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피클스는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워드의 발작 기미를 감지하고, 주인에게 곧 발작이 있을 거라고 경고해준다. 발톱으로 가구를 할퀴거나, 계속 돌아다니면서 소리를 낸다.
워드는 “피클스는 발작이 있을 거라고 나에게 경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내가 안전해질 때까지 나와 계속 함께 있어준다”고 전했다.
워드는 간질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매일 갑작스러운 발작을 경험한다. 몇 주에 한 번씩은 의식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심하게 발작을 겪는다.
일부 안내견도 냄새 때문에 발작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가 발작을 감지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워드는 “우리는 피클스에게 가르치지 않았지만 스스로 해냈다”며 “약간 안내견 같다”고 대견스러워했다.
피클스의 업무 중 하나는 워드의 휴대폰을 찾아주는 일이다. 게다가 피클스는 2층에 있는 물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워드는 “내 전화기가 울리면, 피클스는 전화기 옆으로 가서 서있는다”며 “그래서 내가 전화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주변시력을 잃었지만, 특정 각도에서 형체를 식별할 수 있어서, 피클스가 있는 곳을 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