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펫스마트·펫코, 힐스펫 근거지 매장서 힐스펫 제품 퇴출
온라인 유통 강화 힐스펫에 경고장
오프라인과 온라인 이 두 유통채널 간 주도권 다툼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펫푸드에서도 마찬가지.
동물병원과 펫숍에서 살 수 있는 사료는 온라인에서 사기 어렵고, 반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사료는 동물병원과 펫숍에서 구경하기 힘들다.
특히 우리나라는 동물병원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채널의 힘이 막강, 온라인 쪽으로 나아가려다 발각되는 날에는 제품 퇴출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일은 아닌 모양이다. 펫푸드 시장이 달아오르는 미국에서도 유통채널 간 힘겨루기 여파로 매장에서 제품이 퇴출되는 수모를 당하는 펫푸드 업체가 생겼다.
지난달 말 미국의 한 지역방송은 캔자스주의 토피카(Topeka)와 로렌스(Lawrencce) 지역에 있는 펫스마트와 펫코 매장에서 힐스펫뉴트리션의 대표 사료인 사이언스 다이어트와 아이디얼 밸런스 제품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펫스마트와 펫코는 미국의 대형 펫마트로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절대적 강자다. 오프라인 채널의 대표적 업체들이다.
힐스펫은 과거 우리나라에 처방식 사료 열풍을 가져왔던 장본인. 미국에서도 10대 펫푸드에 속한다.
펫스마트와 펫코가 대대적인 제품 교체 작업을 진행한 것도 아니고 힐스펫이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한 것도 아니다. 아마 리콜이었다면 미국내 모든 매장에서 제품이 사라졌을 것이다. 또 지역내 동물병원과 소매점에서는 여전히 팔렸다.
이러니 그간 펫스마트와 펫코에 들러 다른 용품을 사고, 그루밍을 하면서 사이언스 제품을 사다 먹였던 보호자들은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토피카에 본사를 둔 힐스펫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달 들어 그 궁금증이 어렴풋이 풀리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내 펫케어 제품의 온라인 판매액은 37억달러. 2010년에 비하면 무려 76% 성장했다. 특히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온라인 시장 팽창을 주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의 과거에 비해 더딜 수 밖에 없게 됐다. 펫스마트와 펫코로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힐스펫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그래서 온라인 판매를 강화했는데 이것이 펫스마트와 펫코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것으로 해석됐다.
힐스펫의 앞마당에서 물건들을 빼버리면서 '우리를 배신하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봐라'는 투로 경고장을 날린 셈. 물론 다른 펫푸드업체에게도 힐스펫이 어떻게 당하는지 보라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펫스마트와 펫코 의도대로 될 지는 두고봐야할 전망이다. 보호자들 일부는 두 마트의 조치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그럼 온라인서 사고 말지" 이런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