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없는 애묘인의 애환 17가지
고양이를 사랑하지만, 현실적 제약에 부딪혀서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모님이 반대하고, 집 주인이 금지하고, 배우자가 싫어한다.
하지만 당신이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다만 고양이가 없다는 사실이 항상 당신을 위축시킨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고양이가 없지만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애환과 설움 17가지를 정리했다.
- 1. 고양이 카페에 얼마나 많은 돈을 허비할지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고양이 카페에서 시간과 돈을 지나치게 쏟아붓다보면,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을 잃을지도 모른다. 영국 고양이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조는 고양이를 보느라 약 1만7000원(10파운드)을 허비하고 있다면, 자각할 때다.
- 2. 고양이 키우는 친구가 같이 놀러가자고 할 때를 목 빼고 기다린다.
친구가 선물을 주는 것도 반갑지 않고, 그 친구가 기르는 고양이와 한 주만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3.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못 키우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키울 수 있었다면, 키웠을 것이다. ‘그냥 한 마리 입양해!’라고 무심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이해하기엔 당신의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그것을 일일이 구차하게 설명하는 것이 피곤하고, 초라하다.
- 4.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내 휴대폰 잠금화면 사진이 다른 사람의 고양이다.
친구의 고양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본 고양이 사진을 슬쩍 휴대폰 잠금화면 사진으로 지정해뒀을 지도 모른다. 이상하다는 것을 안다. 휴대폰을 볼 때마다 남의 애인 사진을 깔아둔 것처럼 복잡한 심경이 되니까.
하지만 이내 그 고양이의 귀여움에 빠져서, 모든 것을 무시하고, 고양이의 애교를 즐긴다.
- 5. 그리고 언젠가 그 사람을 만나서 휴대폰 잠금화면을 들킬 것 같아 두렵다.
마음 한편에선 고양이 주인에게 휴대폰 잠금화면을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리한다. 친구가 휴대폰을 보고 나를 추궁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생각만 해도 온몸이 떨린다.
- 6.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의 대화에 항상 끼어든다.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사람들이 당신에게 ‘당신 고양이는 어때요?’라고 반문하는 순간 고양이가 없단 사실을 고해성사해야 한다. 그리고 12분 전에 마치 고양이가 있는 것처럼 고양이가 물그릇을 쏟는 것이 얼마나 짜증나는지 얘기했단 사실이 머리를 스친다.
- 7. 항상 애묘인이라고 자기 소개하지만, 사기 치는 것 같다.
SNS 프로필에 ‘고양이 집사’라든지 ‘캣 레이디’라고 자신을 소개해놓곤, 이래도 되나 싶다. 사람들이 고양이 사진을 기대할텐데란 생각도 든다.
- 8. 고양이 얘기를 너무 많이 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할까봐 걱정되기 시작한다.
당신이 고양이를 키운다면, 그렇게까지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고양이도 안 키우면서 고양이 얘기를 주절거리는 당신을 보고,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볼까봐 고민된다.
- 9. 고양이 주인 앞에서 고양이 전문지식을 뽐내서 당황하게 만든다.
당신이 고양이 발바닥에 버터를 발라주면 좋다고 이야기를 할 때면, 고양이 주인보다 더 오래 고양이를 키운 사람 같다. 고양이 주인은 당신 앞에서 민망해할지도 모른다.
실상은 고양이 주인이 고양이 돌보느라 바쁠 때, 당신은 인터넷에서 고양이 정보를 찾아보느라 시간을 보낸 것뿐이다.
- 10. 고양이 잡지를 지르지 않도록 자제해야만 한다.
사지마라! 동물병원에 데려갈 때, 고양이를 진정시키는 법을 당신이 알 필요는 없다. 고양이가 있어야 말이지!
- 11. 인스타그램에서 고양이 주인들과 잔뜩 친구를 맺는다.
당신 주변에는 온통 고양이 집사들뿐이다. 당신도 마치 고양이 집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12. 하지만 인스타 고양이 동영상이나 글을 공유하면서도 사기꾼처럼 느껴진다.
당신은 고양이가 없지만, 문 앞에 앉아서 야옹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해놓고, 정작 문을 열어주면 나가지도 않고 자리를 뜨는 고양이가 얼마나 짜증나는지를 인스타그램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 뒷맛이 씁쓸하지만 말이다.
- 13.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마다 주변을 돌아보며 길고양이를 찾는다.
지난주에 봤던 고양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집으로 가는 지름길을 놔두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자신을 발견한다.
- 14. 반려동물 논쟁에서 고양이 팀에 서서 맹렬하게 옹호한다.
반려동물로 고양이가 좋은지, 개가 좋은지 논쟁이 붙었다. 당신은 선두에 서서 맹렬하게 강아지 팀을 공격한다. 고양이 팀은 전력을 강화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당신이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강아지 팀이 안다면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사전에 밝혀두자.
- 15. 미래 고양이를 생각해서 집안 한 곳을 비워둔다.
여기는 고양이 집을 두고, 저기엔 캣 타워를 둬야지 생각하며 항상 집안 곳곳을 비워놓는다.
- 16. 집안 곳곳에 고양이 인테리어 제품이 있다.
고양이 에코백부터, 고양이 티셔츠, 고양이 휴대폰 케이스, 고양이 쿠션, 고양이 컵까지. 집안을 고양이 제품으로 도배를 한다. 보상심리일까?
- 17. 모두 괜찮다. 언젠간 고양이를 입양할 거고, 진정한 삶이 완성될 거다.
고양이가 없다는 사실을 밝힐 때 받는 모든 시련에도 당신은 항상 꿋꿋하다. 왜냐하면 언젠가 고양이를 입양할 거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 주인들과 꼬인 모든 문제는 그때 가면 해결될 거라고 낙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