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나무타기 실력은 원숭이 못지않아서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재작년 아내는 강원도 어느 마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하는 눈앞에 믿지 못할 풍경이 펼쳐졌다.
집 마당에 있던 덩치 큰 개가 자기 앞에 얼쩡거리던 작은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화가 난 것 같았다. 분을 삭이지 못한 개는 고양이를 추격했고 다급해진 고양이는 나무 위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올라간 높이는 아래 사진과 같이 사람들의 상상을 벗어난 높이였다. 개가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높이였다.
고양이는 사냥에 성공하면 먹잇감을 물고 나무 위를 올라가는 표범처럼 나무를 잘 타는 것 같다.
재작년 당시 필자가 살던 아파트 화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소형견인 말티즈에게 쫓기던 고양이 한 마리가 강원도 산골의 고양이처럼 아래 사진과 같이 나무 위로 도망가서 개의 추격을 피했다.
물론 고양이가 소형견인 말티즈를 겁내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목줄을 하지 않았던 말티즈는 자기 주인을 믿고 만용을 부리면서 고양이를 추격하였고, 개 주인은 자기 개가 다칠 것 같아서 전력으로 뒤쫓았다.
길고양이가 겁을 낸 존재는 당연히 말티즈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주인이었을 것이다. 말티즈는 그런 것도 모르고 고양이를 추격한 것 같다.
이런 경우가 ‘여우가 호랑이를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호가호위(狐假虎威) 아닐까 싶다?
그런데 고양이들의 나무 타기 실력을 보며 걱정이 생겼다. 만약 야생 고양이 개체수가 늘면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새들의 번식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우(杞憂)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