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출신의 아메리칸코카스파니엘 '다온' |
어린 시절 여름만 되면 아래와 같은 뉴스가 해외 토픽에 자주 등장하곤 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긴 휴가를 떠난다. 그런데 여행을 가기 전에 자기가 키우던 개를 길거리에 버리고 간다.”
그런 뉴스를 보면서 당시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1) “도대체 여름 휴가가 얼마나 길면 개를 버리고 갈까?” (2) “여름휴가 때 개를 버리지 말고 같이 데리고 가면 안 되는가?” (3) “유럽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 개를 잡아먹는 미개인이라고 욕을 하지만, 그들이야 말로 자기가 키우던 개를 놀러 가는데 방해가 된다고 버리는 미개인이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도 프랑스와 비슷한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필자가 어릴 때 개를 버리던 프랑스인들을 비판하던 그 때와 같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래 글은 2년 전 동물애호가인 레이(필명)님이 필자의 블로그에 남긴 글을 재정리한 것이다. 경남 양산 통도사 인근에는 여름만 되면 많은 개들이 길에 버려진다고 한다.
부산, 울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일부러 그곳까지 와서 자신이 키우던 개를 버린다고 한다.
이 글의 목적은 만약 이번 여름 자기 개를 길에 버릴 계획을 하신 분이 있다면 제발 그런 잔인한 계획을 실행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하기 위함이다. 그러면 레이님의 글을 감상해보자. 그리고 깊게 생각해보자.
< 올해도 통도사 인근 지역에는 유기견이 넘쳐날 듯 >
올해도 7월 중순부터 제가 지목한 동네(경남 소재 내원사와 통도사 인근)에는 유기견들이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푸들, 미니어처 슈나우저, 아메리칸코카스파니엘, 진도견, 시츄, 삽살개 같은 견종 등이 보일 것입니다.
그 개들은 주인의 의도도 모른 상태에서 유기됩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들은 그들의 주인을 찾아 계속 그 일대를 떠돌아다닐 것입니다. 어떤 개들은 지나가는 차들을 보면 멈춰섭니다. 그리고 그 차안을 유심히 지켜봅니다. 개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누구나 다 알 것입니다.
개들은 자기를 버린 주인의 차가 다시 돌아와서 자기를 데려갈 것 같은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올 해 여름도 많은 개들은 주인의 버림을 받을 것이다. 레이님의 동네도 유기견들이 넘쳐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버림받은 개들은 과연 자기가 왜 그런 처지가 되었는지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다. 그리고 자기를 버린 주인이 자기를 되찾아 주기를 간절히 기다릴 것입니다.
개는 고양이와는 달리 버림받은 상태에서 자생력이 거의 없다. 대부분 개들은 굵어 죽거나 질병 걸려 죽는다. 운이 좋아 유기견 보호소에 수용되어도 일정 기간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安樂死)되고 만다. 주인의 즐거운 휴가를 위해 버림받은 개들은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잃고 만다.
이런 여름 휴가를 다녀오면 과연 행복할까? 아닐 것이다. 오히려 후일 많이 괴로울 것이다. 그러니 휴가를 위해 자기 개를 길거리에 버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