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같지 않은 장마가 싱겁게 끝나버린 뒤 심상치 않은 냄새를 풍기는 골든리트리버 한마리가 내원했다. 보호자의 말에 따르면 야외에서 주로 생활하는 이 골디는 며칠 전부터 몸을 심하게 긁고 핥아댔다고 했다. 보호자가 좀 살펴 보려고 하니까 소리를 지르며 피하길래 무슨 큰 상처가 생겼나 걱정이 되어 내원한 것이다.
몸 여러 군데에 털이 뭉친 부위가 보였는데 확인을 위해 손만 대도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진정제를 놓고 나서야 관찰해보니 핫스팟(hot spot)이라고 불리우는 급성 습성 세균성 피부염이 심한 상태였다.
핫스팟(hot spot)은 벼룩이나 이 등의 외부기생충, 음식물에 의한 과민반응, 귀의 염증, 피부에 작은 상처, 접촉성 피부염 등에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소양감이나 자극으로 몸을 핥고 빨고 긁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농창피부염(pyotraumatic dermatitis)라고도 한다.
핫스팟은 얼굴 주변, 목, 귀 주변, 대퇴부 측면, 꼬리 말단 등에 많이 나타난다. 특히 급성으로 나타나 빠르게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둥글게 경계가 있으면서 붉은 반점과 진물이 보이며 간지러움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치료를 위해서 해당 부위를 포함한 인접부위의 털을 모두 밀어 통풍이 잘되게 하고 깨끗하게 세척해서 병변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발톱을 다듬고 양말을 신기거나 넥 칼라 등을 착용하여 창상을 방지해야 한다. 항생제와 소염제 치료는 물론 외부 기생충이나 외이염 등 원발 원인이 뚜렷한 경우 해당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핫스팟은 장모종 또는 이중모이거나 피모가 두꺼운 개들에게 흔하며 덥고 습한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이에 예방을 위해서는 여름철 털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야외 생활견에서 여름철 털 관리가 더욱 중요한데 자주 빗질을 해줘 엉킨 털을 제거하고 털이 너무 긴 경우 잘라줘서 통풍에 도움이 되게 해준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