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물보호단체, 첫 여성 총리 본뜬 개 장난감 팔았다가 혼쭐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인 미국. 힐러리 클린터과 도널드 트럼프 등 각 당의 대선후보를 본떠 만든 개 장난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들이 그 장난감을 물어뜯는 것을 보면서, 유권자들이 화풀이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이처럼 정치인을 희화화하는 것이 모든 나라에서 허용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독재자가 지배하는 국가에서는 아마도 목숨은 저세상에 맡겨 두고 진행해야 할 터다.
또 같은 서구국가라고 해서 전부 이를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동물보호단체가 이같은 불경스러운(?) 일을 벌였다가 뭇매를 맡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타임즈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RSPCA의 퀸즈랜드 지부는 최근 여론의 포화에 정치인 줄리아 길러드의 모습을 본 떠 만든 개 장난감을 황급히 거둬 들이기 시작했다. 이 장난감은 개가 마음껏 씹도록 고안돼 있다.
줄리아 길러드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제27대 총리직을 수행한 뒤 정게에서 은퇴했다. 호주 역사상 첫 여성 총리였다.
그런데 현직에 있지도 않은 인물 인형이 최근 갑자기 시중에 나돌기 시작했다.
이를 본 퀸즐랜드 시민들이 RSPCA에 항의했고, 여러 여성평등단체에서는 호주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단독 20달러(아마 호주달러)에 팔리는게 말이 되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
RSPCA의 해명은 이렇다. RSPCA는 그녀가 현직에 있던 시절인 6년 전 그녀와 그녀의 뒤를 이어 28대 총리직을 수행한 토니 애버트의 인형을 팔았다.
그때 애버트 인형은 매진됐지만 길버트 전 총리의 인형은 재고가 남았다. 그런데 자원봉사자가 얼마전 별뜻없이 창고에 남아 있던 것을 내다팔았다는 것.
당시에 비해 지금 세계는 보호주의가 고개를 발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갈수록 세계는 보수화되고 있다. 특히 호주 경기는 원자재 경기 추락과 함께 그다지 좋지 않다.
호황기에 존경받던 인물을, 인형일지라도 개 장난감으로 희화화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인 셈이다. 아무리 동물보호를 위해 쓴다고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