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돋친 동물 고슴도치. 의외로 귀여워 요즘 펫으로도 인기다.
최근 일본에서 초식남에 이어 등장한 '고슴도치남'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해 무리하게 만지려 들면 바늘로 위협해 오는 고슴도치. 그런 반면 주인을 알아보면서 좋아라 하는 귀여운 면을 가진 동물.
'고슴도치 남'이란 깨지기 쉬운 유리같은 마음을 지닌, 상처 받기 두려워하며 그러면서도 무척 자존심 강한, 꽤 능력있는 30대 남성을 일컫는단다.
고학력, 고수입에 준수한 외모.. 유행하는 멋진 레스토랑도 즐길 줄 안다. 그래서 주요 출몰 지역도 트렌디한 맛집 주변이다.
그러니 여성들의 관심을 끌며 인기도 있다. 그런데 그 완벽함 뒤에 숨어있는 단점들이 문제인 듯 하다.
위로는 버블세대에, 아래로는 초식남세대에 끼어 자신들만의 프라이드 지키기에 필사적으로 나선 것일까.
각종 잡지 등에는 '급상승 중인 고슴도치남 분석, 조금 귀찮은 그 남자의 취급 설명서!'등의 글들이 인기다.
그럼 취급(?)하기 까다롭다는 이 남자들의 특징 좀 살펴보자.
마음에 드는 여성이 생기면 무조건 다가가지 않고 먼저 차분히 관찰한 다음 자신이 차이기라도 하면 체면이 구겨질까 불안해 한다.
바늘을 세워 자신이 상처받지 않도록 몸을 지키는 고슴도치처럼 말이다.
상대 여성의 외모와 지적인 면 모두 중요시하는데 그 판단 기준을 모두 통과한 여성을 발견하기까지는 백만년 걸린다. 여신과 같은 여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어쨌든 판단 기간이 너무 길다.
또 마음에 쏙 드는 여성을 만나 데이트를 꽤 오랜 기간 해 왔다해도 별 진전은 없어 결혼까지 이르기가 도통 쉽지가 않다.
도중에 여성이 고슴도치남의 '사육'을 방치해 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아마 이런 결말에 지친 여성들이 만들어낸 신조어 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런 남성을 만나는 여성은 당장은 멋지고 행복해 보이지만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관계에 지치고 힘들어 한다.
고슴도치남에게 선택된(?) 여성이라면 꽤 인기있는 여성일텐데 굳이 따가운 바늘을 세우는 이런 남자는 귀찮다. 결혼적령기의 여성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여성을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는 걸까. 어쩌면 여성이 먼저 리드하는 것을 은근히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남성과 결혼까지 이르기 위해 여성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데 그 관찰을 긴 시간 견뎌낼 여성이 드물다는 것이 문제다. 뾰족한 바늘이 부드러워질 때를 기다려 내야 한다.
지금 만나는 상대가 혹시 등에 가시를 꽂고 다니는 남자라면, 사육자(여성)들은 당차게 나가야 할 듯 하다. 그래도 말 안 듣는다면 어쩔 수 없지, 사육 방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