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일은 큰 스트레스다. 반려견은 말을 듣지 않고, 고양이는 도망가서 숨어버린다. 이 탓에 소심한 보호자들은 동물병원을 기피하다가, 반려동물의 병을 키우는 일도 있다.
반려동물 전문 매체 벳스트리트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반려동물이 동물병원만 가면 버릇없이 구는 이유와 두려움의 징후를 설명했다. 그리고 해결책도 제시했다.
성격 좋던 반려견과 고양이도 동물병원을 향한 두려움과 공포심 탓에 공격적으로 변한다. 순한 강아지와 잘 지냈던 주인이 동물병원에서 난폭해진 강아지를 보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수의학과 동물행동 전문가 멜리사 베인 박사는 “공격적인 태도는 동물이 무서운 것을 떨쳐내는 한 방식”이라며"' 무서운 것'이 동물병원 직원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은 항상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시도하지만, 사람은 잘 알아채지 못할 때가 많다. 반려동물이 두려운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두려움을 표시하는 신체언어를 보고 알 수 있다.
개는 두려우면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짖고, ▲주인에게 매달리고, ▲웅크리고, ▲동공이 커지고, ▲으르렁거리고, ▲침을 흘리고, ▲쉽게 놀라고, ▲한 발을 들어올리고, ▲입술을 핥거나 입을 삐죽거리고, ▲헐떡거리고, ▲서성거리고, ▲구석에서 꼬리를 말고 엎드리고, ▲간식을 거부하고, ▲몸을 떨고, ▲낑낑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두려움을 표출한다.
고양이는 두려우면 ▲숨고, ▲쉬익 소리를 내고, ▲다리와 꼬리를 몸에 바짝 붙이고, ▲동공이 커지고, ▲얼어붙은 채 꼼짝 못하고, ▲눈을 피하고, ▲으르렁거리고, ▲물고, ▲때리고, ▲울부짖고, ▲도망가는 등 다양하게 행동한다.
베인 박사는 만약 동물병원 직원이 능숙하다면, 반려동물이 공격성을 보이기 전에 이를 감지하고 홀로 남겨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반려동물은 덜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동물병원 공포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 반려동물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전염병에 취약하게 만든다.
게다가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에 가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아픈 동물이 아프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즉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동물병원 공포증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베인 박사는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선 즐거운 방문을 연습하는 것이다. 아프지 않을 때도 간식을 받으러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동물병원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동 교정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공복일 때 동물병원에 데려가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동물병원 직원들이 주는 간식을 더 잘 받아먹게 되고, 수의사와 반려동물의 사이도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동물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방법이다. 낯선 동물들과 대기실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은 스트레스다.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면,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에서 기분 전환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이동장을 친숙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해결책이다. 고양이의 경우에는 이동장에 들어가는 경우는 동물병원에 갈 때뿐이다. 그래서 이동장 안에 간식과 장난감을 넣어주거나, 페로몬 스프레이를 뿌려줘서, 이동장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