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줄' 이스탄불 고양이 동상 도난
시민들 분노에 이틀만에 나타나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 세워진 비만고양이 ‘톰빌리’ 추모 동상이 도난당했다가 SNS에서 공분을 산 끝에 되찾았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초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특유의 자세로 SNS 스타가 된 고양이 톰빌리. 지난 8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두 달 뒤에 당국은 시민의 요청으로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이스탄불 카디쾨이 지구 지버비에 터키 조각가 세발 샤힌이 만든 톰빌리 동상을 세웠다.
톰빌리를 유명하게 만든 포즈 그대로의 동상이었고 동상이 세워진 것 역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지난 8일 이 동상이 콘크리트 바닥과 분리된 채 사라졌고 이를 발견한 시민들은 격분했다. 터키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상상이상이다.
고양이 동상 앞에 음식을 가져다두곤 하던 정육점 주인 일리야스 체팅카야는 현지 언론 데일리사바에 “어떤 인간들이 밤사이에 동상을 떼어 내, 가져갔다”며 “이 인간들이 어떤 인간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사라진 톰빌리 동상.
영국 공영방송 BBC는 심지어 주터키 러시아 대사관조차 트위터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사관은 “카디쾨이의 전설적인 고양이 톰빌리의 동상이 도둑맞았단 뉴스가 러시아에서 크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터키 공화인민당 소속 하원의원 툰재이 오즈칸도 트위터에 “어떤 인간들이 톰빌리 동상을 훔쳐갔다”며 “그 인간들은 모든 아름다운 것들의 적이고, 그들이 아는 전부는 증오, 눈물, 전쟁”이라고 비난했다. 당국은 도난 신고를 접수하고, 동상을 새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다행히 도난 이틀 만인 10일 조각가 샤힌은 동상이 돌아왔다고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고 터키 허리엣 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이 소식에 이스탄불 시민들은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