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간접흡연뿐만 아니라 흡연 잔여물이 반려동물의 암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DA는 직접흡연과 간접흡연뿐만 아니라 흡연 뒤 남은 담배 입자가 동물에게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흡연자에게 금연을 권고했다.
터프츠 대학교와 콜로라도 주립대 수의대 공동 연구진은 담배 속 화학물질이 개, 고양이, 기니피그, 햄스터, 물고기 등에게 암, 심장병, 폐질환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카멜라 스탬퍼 FDA 수의사는 ‘흡연이 사람에게 해로울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해롭다’며 ‘비흡연자와 아동 5800만명이 간접흡연에 노출됐다면, 얼마나 많은 반려동물들이 노출됐을지 상상해보라’고 지적했다.
아이처럼 반려동물도 바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집 먼지에 붙은 담배 입자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특히 개나 고양이는 주인의 손이나 머리, 옷 등을 핥아서 담배 입자를 삼킬 가능성이 컸다.
공동 연구진은 간접흡연과 흡연 잔여물로 인해 개는 폐암과 비강암에, 고양이는 악성림프종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와 고양이 모두 알레르기와 호흡기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고양이가 흡연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에 암에 걸릴 확률은 2배로 높아졌다. 흡연자와 5년 이상 동거할 경우에 위험은 4배로 뛰었다. 악성림프종은 고양이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게다가 최근 증가한 전자담배도 반려동물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의혹이 커졌다. 터프트대 연구진은 가장 큰 위험은 반려견이 쓰레기통에서 전자담배의 니코틴 카트리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하운드, 보르조이, 도베르만 핀셔 등 큰 코를 가진 개일수록 비강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됐다. 코털과 콧물에 담배 연기나 담뱃재가 묻어서 비강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컸다.
퍼그, 불독, 비글 등 작은 코를 가진 개는 폐암 발병 위험이 커졌다. 코가 담배 잔여물을 조금밖에 걸러 내지 못해, 폐로 들어가는 발암물질이 많아졌다.
고양이는 개보다 더 취약하다. 고양이는 발을 핥는 버릇 때문에 구강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졌다. 항암 화학요법을 받아도 6개월 밖에 살지 못하고, 1년 이상 사는 고양이 비율이 10%를 넘기 힘들다.
흡연으로 생긴 발암 물질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물고기도 발암 위험에 노출된다. 니코틴 최소 중독량에 노출된 물고기는 경련, 탈색, 지느러미 경화 등 증세를 보이다가 죽게 된다. 담배규제협약의 연구에선 니코틴으로 오염된 수조에 들어간 물고기의 절반이 96시간 이내에 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