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파이뉴스 캡처 화면 |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개' 티베탄 마스티프의 고난이 계속되고 있다. 도축장 신세는 면한 듯 보이지만 부패의 상징으로 낙인 찍힌 덕에 유기견 보호소가 아니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중국에서 티베탄 마스티프 유기견이 1000마리 가까이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 펑파이뉴스(澎湃新闻)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동물보호소는 칭하이성 위수장족 자치주 위수현 거리에서 티베탄 마스티프 떼를 발견하고 구조했다. 최근 들어 거리를 떠도는 티베탄 마스티프 떼를 구조하는 일이 보호소의 일상다반사가 됐다.
티베탄 마스티프 사육장 폐업이 속출하면서 티베탄 마스티프가 버려지자, 위수현 정부는 티베트 불교사원과 손을 잡고, 지난해 5월 8700만원(50만위안)을 들여 유기견 보호소를 세웠다. 현재 이곳에서 사육하는 티베탄 마스티프 유기견은 거의 1000마리에 육박했다.
한 달에 티베탄 마스티프 유기견 한 마리당 사료 값만 수천위안이 들어간다. 우리 돈으로 100만원 안팎이 드는 셈이다. 보호소는 사료 값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인근 마을에서 얻어온 음식과 보리국수를 먹이고 있다.
체중 80㎏까지 나가는 초대형견 티베탄 마스티프는 원래 티베트에서 목축견으로 길렀다. 중국 부호와 세도가 사이에서 티베탄 마스티프 반려견 유행이 일면서, 한 때 한 마리당 약 15억원(100만파운드)을 호가했다. 중국 고위 관료에게 뇌물로 티베탄 마스티프를 선물하는 경우도 있었다.
티베탄 마스티프 |
하지만 지난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 정책과 과잉공급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티베탄 마스티프의 인기는 급전직하했다. 대량 사육으로 견종의 질이 떨어진 탓도 크다.
반부패 정책이 시작된 직후엔 트럭에 실려 도축장으로 가는 마스티프 무리가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 티베탄 마스티프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사육장 폐업도 속출했다. 그 여파로 지난 2015년 말부터 중국에서 티베탄 마스티프 유기견이 급증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티베탄 마스티프 유기견이 야생 늑대와 무리를 이뤄 민가의 가축을 훔치는가 하면,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노인과 아이들은 홀로 거리에 나가길 두려워해서, 외출을 자제할 정도가 됐다.
사육장을 폐업한 전직 사육업자는 구매 수요가 자취를 감춰, 더 많은 티베탄 마스티프가 버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성기에 티베탄 마스티프 한 마리를 3억5000만원(200만위안)에 판매했지만, 지난 2012년부터 팔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탐욕이 낳은 비극으로 평가되는 티베탄 마스티프. 몇 세대가 더 지나야 고난이 끝날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