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 길고양이 관련 공지문이 붙어 있다.
A4 용지에 빨강색 유성펜으로 쓴 공지문이다.
"길고양이에 먹이를 주지 마시오" 대부분 이런 내용으로 시작되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덧말도 보기 어렵지 않다.
빨강 공지문 혹은 안내문은 길고양이를 둘러싼 이웃간 갈등의 상징인 셈이다.
검정색 공지문 역시 90% 이상이 이런 내용이다.
겨울나기를 위해 지어놓은 길고양이 집에도 장소를 막론하고 치우라는 공지문이 여지없이 붙는다.
그런데 서울 강서구 화곡8동의 한 주택가에 붙은 공지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웃동네 여러분들!'로 시작하는 빨강색 유성펜으로 쓴 쓰레기를 내놓은 전봇대에 붙은 공지문.
고양이 애호가들이라면 '아 또 밥주지 말라는 경고문인가'보다 할 법.
그런데 이 공지문에는 정반대의 내용이 적혀 있다.
"고양이 먹을 만한 것들 이곳에 많이 가져다 놓으세요."
"해마다 5,6마리씩 새끼를 낳아요. 우리들 고양이 생각해서 먹을 것을 줍시다."
"절대 CCTV와 벽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눈이 확 뜨이는 이 내용 정말일까.
이 공지문은 얼마 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골목 어귀마다 고양이 사료와 물그릇이 놓여지기 시작했다.
이 공지문을 촬영한 이는 "이웃 주민이 고양이 사료를 챙겨주는 것을 봤지만 누가 붙였는지는 알 수 없다"며 "사료 나눠 주자고 저렇게 대자보가 붙은 것은 처음 봤고, 그래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