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다리 부러진 어미개가 수의사를 3㎞ 떨어진 폐차로 안내해, 숨겨둔 강아지 10마리를 구조하게 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리학자 리앤 파월은 주말에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알메리아 주(州) 작은 마을 베라에 있는 시장에서 장을 보다가, 앞다리가 부러진 그레이하운드를 발견했다.
삐쩍 마른 데다 다리까지 부러져서 절뚝거리는 유기견을 보고 불쌍해서, 리앤은 그 개를 수의사 엘렌 소브리에게 데려갔다. 엘렌이 그레이하운드의 다리를 치료하면서, 둘은 마을 이름을 따서 ‘베라’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엘렌은 그레이하운드가 2~3세 정도 된 암컷으로 보이고, 젖이 나오는 걸로 봐서 5~7일 전에 새끼를 낳은 것 같다고 리앤에게 말했다. 엘렌과 리앤은 치료 뒤에 베라에게 목줄을 매고, 데리고 나가서, 강아지들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베라가 그저 잃어버린 집을 찾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하지만 베라는 둘을 신뢰했는지, 시장에서 3.2㎞(2마일) 떨어진 곳에 버려진 폐차로 둘을 데려갔다. 엘렌과 리앤은 그 차를 뒤졌고, 폐차 뒷좌석에서 강아지 10마리를 발견했다.
엘렌은 “베라는 우리를 알지 못했고, 약 1시간 전에 우리를 만났을 뿐”이라며 “베라가 우리를 믿고 강아지들이 있는 곳을 보여주기로 결심한 것이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베라는 강아지 10마리를 기르기 위해 부러진 다리로 3㎞ 떨어진 시장까지 가서 먹을 것을 구하곤 했던 것. 엘렌은 베라가 차에 치여서 다리가 부러진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엘렌과 리앤은 베라와 강아지 10마리가 건강을 회복하면, 입양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인이 이끄는 스페인 동물보호단체 ‘이비잔 하운드 레스큐’가 11마리 입양을 돕기로 했다.
스페인 남부에서 좋은 사냥개로 얻기 위해 그레이하운드를 대량 사육하다보니, 그레이하운드 유기견이 많다. 스페인어로 그레이하운드를 '갈고스'라고 부른다.
둘은 일부지만 사냥 뒤에 개를 버리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엘렌과 리앤은 "사냥철 막바지라 나쁜 시기"라며 "우리는 매일 갈수록 더 많은 그레이하운드 유기견을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