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볼 일이 참 없다.
하늘이 도통 예쁜 날이 없어서라고 나는 종종 하늘 탓을 한다.
가끔 뭉게구름 둥실 뜬 파란 하늘이 등장하면 그날이 특별한 날이 된다.
보통은 탁한 공기 너머로 하늘을 들여다보기는 어려운 날들이기 때문에.
마음을 감추는 하늘을 계속 노려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결국 고개는 땅으로 떨궈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종종 낯선 골목길을 걷다 보면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본다.
정확히는 지붕 위를. 거기에서 종종 호기심 넘치는 시선이 방문객의 걸음을 콩콩 따라 걷고 있어서다.
몽실몽실한 고양이의 실루엣이 괜히 한 번 웃을 일을 만든다.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