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라이노와 소녀의 수첩 |
반려견 설명서를 적어본 경험이 있는 주인이 몇이나 될까. 미국에서 한 소녀가 반려견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자, 수첩에 반려견 설명서를 적어 보낸 가슴 아픈 사연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미국에서 8살 소녀가 자신의 반려견 설명서를 적은 수첩과 함께 반려견을 동물보호단체에 보냈다고 ABC뉴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살 된 개 ‘라이노 라이트닝’은 휴메인 소사이어티 유타 지부 동물보호소에 왔을 때, 다른 유기견들과 달랐다. 바로 라이노에겐 설명서가 있었던 것.
휴메인 소사이어티 유타 지부의 딘 셰퍼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사람들이 동물을 데려올 때 장난감이나 편지를 가져온다”며 “그러나 아이가 쓴 설명으로 가득한 수첩이 함께 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손바닥 크기의 알록달록한 수첩에 ‘라이노 설명서’가 16장에 걸쳐 빼곡하게 담겨있었다.
“안녕, 만약 당신이 이것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라이노를 데리고 있을 거예요. 라이노는 내 강아지에요.
중략..
라이노의 본명은 라이노 라이트닝(번개 코뿔소)이에요. 제발 이름을 바꾸지 말아주세요.
중략..
라이노는 담요를 덮고 자는 걸 좋아해요. 하루에 적어도 2~3번 산책시켜 주세요. 많이 외출할수록, 집에서 더 착하게 행동할 거예요.
중략..
내가 라이노를 사랑하고, 매일 밤 라이노를 그리워한다고 전해주세요.”
Great news! Rhino Lightning was adopted today. pic.twitter.com/sdNRk589LP
— Humane Society of Ut (@utahhumane) February 21, 2017
소녀의 가족이 라이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자녀들의 안전 때문이었다.
셰퍼드인 라이노는 자녀 4명을 둔 가정에 입양됐는데, 체중 29㎏(65파운드)의 라이노가 덩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아이들과 장난을 치는 바람에 가족이 라이노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을 통해 라이노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반려견을 키우는 여성이 입양을 신청했다. 소녀의 바람대로 라이노는 형제가 있는 집에 입양됐다.
라이노의 새 주인은 “라이노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사실을 소녀가 알길 바란다”며 “이웃들이 모두 방문해서, 장난감과 간식을 가져왔고, 라이노는 안전하게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입양아였던 힐은 자신을 버린 생모에 대한 원망을 갖고 살았지만, 라이노의 이야기 덕분에 과거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
힐은 “이 작은 소녀는 내 생모에 대한 나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꿨다”며 “가장 친한 친구를 포기해야만 하는 소녀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