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못놔!" 시포 보도 캡처 |
[김민정 일본 통신원] 모닝노크! 추위를 피해 자동차 엔진룸으로 들어간 고양이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운전자의 의무다.
일본의 반려동물 시포(sippo)가 엔진룸 속에 구출돼 현재는 미용실의 마스코트로 살아가고 있는 고양이의 이야기를 지난달 22일 소개했다.
도쿄 히가시가타자와역 가까이에 있는 작은 미용실 '페슈'에서 주인과 함께 살고 있는 수컷 냥이 '진'.
이제 5개월이 된 것으로 추정된 아직 더 커야 하는 고양이다. 하지만 이미 진은 미용실의 점장(?)이 돼 손님 응대에 아주 능숙한 모습을 보인다.
오직 진만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낯가림 하는 일이 없고, 높은 음역대 때문에 고양이가 싫어한다는 드라이어 소리에도 끄덕없다.
"손님 괜찮아요" 시포 보도 캡처 |
진은 손님이 누워서 샴푸할 때엔 배 위에 올라와 따뜻하게 해주고, 머리카락 자를 땐 가운 아래로 숨고, 퍼머와 염색을 할 땐 무릎 위로 올라가 함께 기다려 준다.
주인 혼자 운영하는 미용실은 완전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손님에게는 고양이 '진'을 온전히 독차지할 수 있는 특권도 주어진다.
어린 나이(?)에 자기 몫은 너끈히 해내는 진, 하지만 얼마 전까지 길거리를 떠돌던 몸이었다. 어미와 함께 생활했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었다.
진의 운명을 바꾼 건 추위를 피해 찾아들어간 자동차 엔진룸이었다.
어느날 청년 3명은 자동차에 타다가 엔진룸에 들어 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엔진룸에 들어간 고양이는 사람이 꺼내려고 할 수록 더 깊이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종국에는 차를 분해해야할 지경에 빠진다.
주인 야마모토씨와 진. 시포 보도 캡처 |
이 고양이 역시 그랬다. 보닛을 열고 고양이를 꺼내려고 애쓰는 것을 본 미용실 주인 야마모토씨의 친구가 급히 일본자동차연맹에 연락을 취했다. 연맹에서 나와 결국 차의 일부를 분해한 뒤 이 고양이를 꺼냈다.
보닛을 열어본 이들이나 친구나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사정상 기를 수 없었다. 친구는 이미 고양이 3마리의 집사였다. 그렇다고 놓아주자니 너무 어렸다.
결국 발견자의 바람대로 이름을 진이라 짓고 미용실 주인의 친구가 무작정 미용실에 맡겨 버렸다.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았던 야마모토씨, 결국 진을 키우게 됐고, 이제는 단짝처럼 지내고 있다.
진이 고객 응대에 열심인 것이 살짝 걱정이란다. 진은 너무 열성을 보이다가 지쳐 잠들어 버리는 일이 많다고.